미혼 남성이 미혼 여성보다 20%가량 많을 정도로 미혼남녀 성비 불균형이 심각하단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17일 발간한 ‘한국의 출생성비 불균형과 결혼성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미혼 남성이 미혼 여성보다 19.6% 더 많다.
보사연은 출생성비 불균형 상황에서 태어난 이들이 재생산 연령대에 이르렀을 때 결혼성비의 불균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문제의식에 따라 연구를 수행했다.
분석 결과 1990년 초반에는 결혼성비 불균형이 존재하지 않았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결혼성비가 악화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남성 인구의 10% 이상이 결혼하기에 불리한 구조가 됐다.
2021년에는 전국적으로 미혼 남성이 미혼 여성보다 19.6%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 상황은 이보다 훨씬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미혼 남성의 과잉 비율이 2.5%인 데 반해 부산은 16.2%, 경북은 34.9%, 경남은 33.2%, 충북은 31.7%, 전북은 29.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사연은 ”결혼성비 불균형이 가장 심각한 지역은 경북과 경남이다. 이들 지역은 미혼 남성이 미혼 여성보다 30%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980, 1990년대의 출생성비가 타 지역에 비해 매우 불균형하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혼 남성의 과잉 비율이 높은 만큼 당연히 남녀 간 미혼율 격차가 심각하다. 2020년 기준 1985년생(당시 35세)의 미혼율이 남성은 46.5%인 데 반해 여성은 29.1%다.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높은 셈이다.
보사연은 ”현재의 결혼 연령 차이를 감안해 1:1 매칭이 모두 이뤄진다 하더라도 남성 미혼 인구가 매우 많이 남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인구학적으로 봤을 때 미혼 남성이 미혼 여성보다 그만큼 결혼하기에 불리하단 뜻이다.
미혼 남녀 성비 불균형이 이처럼 심각한 것은 오랫동안 남아 출생이 여아 출생보다 많은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남아선호사상, 자녀 성 선택을 할 수 있는 기술의 보급이 이 같은 성비 불균형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