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아라는 이유로 좋아하는 남자를 양보하라는 강요를 받고 있다는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네이트판에 17일 '내가 입양아니까 무조건 양보하라는 오빠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올해 22세가 된 글쓴이는 "난 4남매로 자랐다. 위로 오빠 둘과 언니가 있고 내가 막내다. 부모님의 친딸은 언니뿐"이라며 "오빠 둘이 입양되고 나서 언니가 태어났다. 그 다음에 내가 입양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부모님은 외국에 나가 있어 한국에는 4남매가 있는 상태"라며 "오빠 둘은 조금 큰 상태로 입양되어 둘 다 본인이 입양아인 것을 알고 자랐다. 나는 어릴 때 입양되어 언니와 친자매처럼 자라다가 나중에 입양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쓴이가 친언니와 갈등을 겪게 된 사연도 털어놨다. 그는 "사건의 발단은 교회에 있는 한 오빠 때문이다. 내가 먼저 호감을 가지게 됐고 지인을 통해 소개를 받기로 돼 있었다. 근데 알고 보니 언니도 그 남자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 일로 언니와 크게 다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여기서 섭섭하다고 느끼는 건 오빠 두 명이 모두 언니 편만 드는 것"이라며 "첫째 오빠의 주선으로 언니와 그 남자가 만나고 있었다. 둘째 오빠도 두 사람을 밀어줬다. 오빠 두 명은 나에게 그 남자를 소개시켜주기로 한 지인과도 아는 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먼저 좋아했고 먼저 소개받기로 했는데 언니도 그 남자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오빠가 그 남자를 언니에게 소개해 줬다. 지인에게는 나에게 소개해 주지 말라고 한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됐다. 서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결국 글쓴이는 오빠 두 명과 대화를 나누게 됐다. 그는 "첫째 오빠는 지금까지 부모님이 언니만 친딸인데도 불구하고 차별 없이 키워준 점을 예시로 들면서 나에게 양보하라고 한다. 둘째 오빠도 언니에게 양보하고 외국에 계신 부모님 신경 쓰이게 하지 말라고만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직접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네가 입양아고 언니가 너에게 양보하면서 자란 것이 많다. 네가 양보해라'는 것"이라며 "부모님이 알게 되면 내 편을 들어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부모님에게 말하면 나와 오빠, 언니의 관계는 직감적으로 끝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정말 양보해야 하냐"고 물었다.
끝으로 "오빠들이 자라면서 언니와 나를 차별한 적은 없었다. 언니를 더 챙기거나 예뻐한다고 느낀 순간은 있었지만 이렇게 뒤에서 나를 속일 거라고는 생각을 못 해 너무 충격을 받았고 배신감이 든다"며 "언니와 그 남자는 지금 잘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와서 둘 사이를 갈라놓고 싶지도 않다. 내가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고 조언을 구했다.
네티즌들은 다소 황당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왜 자꾸 먼저 좋아했다는 말을 하는 거냐. 먼저 좋아했다고 해서 그 남자랑 잘 될 거라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거냐", "이래서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지 말라는 건가", "그 남자가 이미 언니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등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이들은 "먼저 좋아하면 그 남자에 대한 우선권이라도 가지는 거냐", "얼마나 사랑받고 자랐으면 부모님에게 얘기하면 자기편을 들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너무 분수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이미 그 남자가 언니를 좋아한다는 거 아니냐", "교회 밖에서 남자를 좀 찾아라" 등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