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휴진 반대' 신경과 교수 “의사 수 1% 늘어난다고 의료 안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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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봉 위원장이 동료 및 후배 의사들에게 보낸 기고문
“의사 수 1% 늘어나면 1509명인데…중증 환자들 고통”

의사, 자료 사진 / Sirikarn Rinruesee-shutterstock.com
의사, 자료 사진 / Sirikarn Rinruesee-shutterstock.com

한 신경과 교수가 의사들의 집단 휴진 선언에 일침을 날렸다.

홍승봉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 위원장은 지난 16일 동료 의사들에게 보내는 기고를 통해 "의사 수가 1% 늘어난다고 누가 죽거나 한국 의료가 망한다고 말할 수 있나"라며 동료 및 후배 의사들에게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라고 호소했다.

홍 위원장은 "의사의 단체 사직과 휴직은 중증 환자들에게 사형선고와 다름없다"며 "10년 후에 활동할 의사 1509명이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십만 명 중증 환자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의사가 아니라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의사가 부족해서 환자가 죽는 것이지 의사가 너무 많다고 환자가 죽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10년 후에 1509명의 의사가 사회에 더 나온다면 전체 의사 15만 명의 1%에 해당하는데 의사 수가 1% 늘어난다고 누가 죽거나 한국 의료가 망한다고 말할 수 있나"라며 "나의 사직, 휴직으로 환자가 죽는다면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정당화될 수 있을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뇌전증 수술을 받으면 사망률이 3분의 1로 줄어들고 10년 이상 장기 생존율이 50%에서 90%로 높아진다"며 "지금은 전공의 사직으로 유발된 마취 인력 부족으로 예정됐던 뇌전증 수술의 40%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아무 잘못도 없는 국가와 의사가 지켜줘야 할 중증 환자들이 생명을 잃거나 위태롭게 됐다. 원인이 누구에게 있든지 간에 이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10년 후에 증가할 1%의 의사 수 때문에 지금 환자들이 죽게 내버려둬도 된다는 말인가. 후배, 동료 의사들의 결정이지만 의사로서 국민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서울대병원 집단 휴진을 앞둔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 휴진 철회 성명문이 게시돼 있다. / 뉴스1
서울대병원 집단 휴진을 앞둔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 휴진 철회 성명문이 게시돼 있다. / 뉴스1

앞서 서울대 의과대학 및 서울대병원 교수 가운데 절반가량이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사협회 또한 '의대 증원 재논의'를 포함한 요구안을 정부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오는 18일부터 전국적으로 집단 휴진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반면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와 대한분만병의원협회, 대한아동병원협회 등 3개 의료단체는 집단 휴진에 동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