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지휘했던 대대장, 사건 현장 찾아 '눈물의 추모'

2024-06-16 09:26

대대장 아버지 "해병대 불명예가 완전히 치유되길"

고 채수근 상병의 전 상관이 고인을 또 추모했다.

채 상병이 사고를 당할 당시 현장 지휘관이었던 이 모 중령(당시 포병7대대장)이 지난 14일 경북 예천군 보문교를 찾았던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보문교는 채 상병이 폭우 피해 실종자를 수색하다가 급류에 휩쓸렸던 곳이다.

이 중령은 해병대 전투복을 입고 국화꽃을 든 채 사건 현장을 방문했다.

이 중령은 채 상병이 실종됐던 내성천에 국화꽃을 바치고 술을 올렸다.

고 채수근 상병이 소속돼 있던 해병대 1사단 포병 7대대장 A 중령이 14일 지난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고가 발생한 경북 예천군 보문교 인근 내성천에 고인을 기리며 술을 뿌리고 있다. / 뉴스1
고 채수근 상병이 소속돼 있던 해병대 1사단 포병 7대대장 A 중령이 14일 지난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고가 발생한 경북 예천군 보문교 인근 내성천에 고인을 기리며 술을 뿌리고 있다. / 뉴스1

이 중령은 13일엔 채 상병의 묘역이 있는 대전현충원을 찾아 눈물을 흘리며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방명록에 "사랑하는 나의 전우. 너의 마지막 모습을 보지도 못한 채 그 어두운 곳에 혼자 있게 해 정말 미안하다. 우리 부대원이어서 고마웠고, 자랑스럽다. 대대장이 죽는 그날까지 너를 잊지 않을게"라고 썼다.

이 중령의 아버지 또한 해병대 출신이다. 아버지는 13일 입장을 밝혔다.

이 중령 아버지는 "해병대 조직문화에서 부당한 지시나 명령을 하달하면 안 된다는 의식을 일깨워야 한다"면서 "더 나아가 부당한 지시나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채수근 상병이 소속돼 있던 해병대 1사단 포병 7대대장 A 중령이 14일 지난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고가 발생한 경북 예천군 보문교를 찾아 국화를 들고 사고 지점이 보이는 곳으로 향하고 있다. / 뉴스1
고 채수근 상병이 소속돼 있던 해병대 1사단 포병 7대대장 A 중령이 14일 지난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고가 발생한 경북 예천군 보문교를 찾아 국화를 들고 사고 지점이 보이는 곳으로 향하고 있다. / 뉴스1

이어 "현재까지 해병대 군대생활 555개월을 복무한 해병가족으로서, 누구보다도 해병대를 아끼고 사랑하는 해병대 예비역 일원으로서, 이번 사고로 인해 해병대가 떠안게 된 자중지란의 아픔과 불명예가 완전히 치유되고 하루빨리 정상적인 위상이 회복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전말을 정직하고 소상하게 밝혀 향후 신상필벌과 일벌백계로 추상같은 집행에 소홀함이 없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전했다.

아버지는 "해병대와 같이 위계질서가 엄격한 부대에서 상급자의 지시가 없었는데도 하급자가 스스로 상급자 뜻에 역행하는 지시가 가능하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라며 "물에 들어가라는 지시 자체가 중요 사항이지, 무릎아래 또는 허리까지 들어가라고 했다는 것은 자연천 강바닥 지면을 염두에 두지 않은 무지거나 궤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경찰서에 탄원서를 제출해 "군의 특수성을 고려해 부하들의 선처를 바란다"면서도 "이 중령의 의욕 또는 과실로 작전 지침을 오해해 부하들이 하천 본류까지 들어가 작전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임성근 전 사단장 / 뉴스1
임성근 전 사단장 / 뉴스1

임 사단장은 "포7대대장은 의욕 또는 과실로 이 작전 지침을 오해해 작전 대상 지역이 수변에 국한됨에도 허리까지인 경우에는 수중도 포함된다고 오판해 부하들에게 하천 본류까지 들어가 작전하도록 지시한 것"이라고도 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