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명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Christian Dior)의 가방 생산 과정에서 심각한 노동 착취 사례가 드러났다.
400만 원에 육박하는 금액으로 판매되는 디올 가방의 제조 원가가 8만 원이 채 안 되고, 노동 환경도 비인간적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밀라노 법원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계열사의 노동자 착취 혐의에 관한 조사에 착수했다.
밀라노 검찰은 명품 브랜드 12개의 공급망에 관해 조사 중인데, 이 과정에서 디올 가방을 제조하는 하청업체 4곳에서 벌어진 노동 착취 실태를 파악했다.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디올 가방 하청업체의 근로자들은 야간 근로와 휴일 근무 등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 일부는 작업장에서 잠을 자야 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일했다.
또 업체 측이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계의 안전장치가 제거했고, 불법 이민자들을 정식 계약 없이 고용한 사실도 밝혀졌다. 고용자들은 주로 중국과 필리핀 출신의 불법 이민자들이었다.
특히 중국의 한 하청업체는 디올 핸드백을 제작하는 대가로 단 53유로(약 7만 8500원)를 받았다.
디올은 이 제품을 매장에서 최대 2600유로(약 380만 원)에 판매했다.
법원은 디올 사업부가 공급 업체의 실제 근로 조건이나 기술 능력을 확인하지 않았고, 정기적인 감사도 실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디올 핸드백 제조업체를 감독할 '사법행정관'을 임명하고, 1년 동안 사법 관리를 받도록 명령했다.
밀라노 검찰은 지난 10년간 노동 착취 등의 문제를 반영해 제조 원가를 낮추는 기업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조사해 왔다.
지난 4월 초에는 조르지오 아르마니도 디올과 동일한 사법행정 예방 조치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