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층간 흡연으로 인한 이웃 간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다. 일부 아파트에서는 이 문제로 이해당사자 간 살인 사건까지 발생하는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12일 에펨코리아, 루리웹 등 국내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기도 안성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은 경고문 사진이 공유되며 갑론을박 논란을 불러 모았다. 해당 경고문에는 2022년 해 6월 발생한 한 살인 사건 관련 기사가 첨부되어 있다.
기사 속 살인 사건은 아파트 1층에 거주하던 50대 남성 A 씨가 자신의 집 앞에서 담배를 지속적으로 피우던 3층 주민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사건이다. A 씨와 3층 주민은 평소 담배 연기 문제로 다툼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구속기소된 A 씨는 지난해 9월 살인 혐의로 징역 30년을 구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안성 모 아파트 주민은 해당 살인사건이 언급된 기사를 '다음엔 너야'라는 문구와 함께 A4용지로 프린트해 입주민 엘리베이터 내부에 게시했다. 이는 여전히 층간 흡연 문제가 지속될 경우 자신도 A 씨와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런 경고문에 대해 네티즌들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일부는 "이해 간다. 내 방도 창문 열어두면 계단 타고 담배 연기 계속 들어옴" "저런 거까지 나올 정도면 (흡연자도) 좀 멈출 줄 알아야 하는데" "담배연기도 살인이지" "저거 솔직히 이해됨. 한 3년 4년 당해보면 사람이 미침" 등의 말을 남기며 공감을 표했다. 반면 일부는 다른 이들은 "요즘은 저런 살인예고 하나만으로도 경찰서 출석하게 되는데" "아마 협박죄일 듯" "본인 인생 망치려고 작정한 머리 나쁜 사람이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내 흡연을 놓고 이웃 간에 갈등이 생기는 문제가 최근 들어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하나의 사회 문제로도 번진 모양새다. 문제는 이 같은 갈등이 법적 규제 부재로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층간 흡연에 대한 명확한 처벌 조항이 없어, 관리사무소 등이 입주민의 흡연을 제재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입주민 간 자율적인 해결 노력과 더불어 층간 흡연에 대한 법적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지 않으면 아파트 내 층간 갈등이 더욱 극단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담배 연기는 호흡기 질환, 심혈관 질환, 암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웃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공동주택의 경우, 벽이나 환기구를 통해 담배 연기가 쉽게 다른 주택으로 전파될 수 있어 이웃들 건강에 더욱 큰 위협이 된다. 또한, 담배 냄새는 불쾌감을 유발하고, 화재 위험도 증가시키는 등 공동체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