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2일 전북 군산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12시 10분경 군산시 수송동의 한 사거리에서 술을 마신 채 운전을 하다 길을 건너던 60대 여성 B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였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또 다시 음주운전으로 인해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다. 음주운전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범죄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 경찰은 음주운전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통해 더 이상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음주운전 재범률이 높다는 점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음주운전 재범률은 2018년 51.2%에서 2022년 42.2%로 여전히 10명 중 4명 이상이 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높은 재범률을 근거로 처벌과 함께 알코올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알코올전문병원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태 원장은 "최초 단속에 적발되지 않았거나 별다른 사고 없이 음주운전을 해본 경험이 쌓이면 음주운전을 일삼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술의 양을 줄이거나 조절하려고 노력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끊지 못하는 음주로 사회적인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측면을 고려하면 상습 음주운전 역시 알코올 의존증의 한 증상으로 평가하는 데에 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다사랑중앙병원은 지난달 1일부터 14일까지 외래·입원 환자 180명을 대상으로 '음주운전'을 주제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음주운전 경험 횟수'를 묻는 문항에 ▲1회 55명 ▲2회 45명 ▲3회 32명 ▲4회 이상 22명 ▲기타(무응답) 26명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음주운전'에 단속된 이후에도 꾸준히 운전대를 잡는 '알코올 의존증' 환자가 적지 않다. 끊기가 힘든 마약류 사범보다 음주운전자의 재범률이 더 높을 정도다.
특히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일반 운전자에 비해 상습 음주운전자에서 알코올 의존증의 비율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허 원장은 "알코올 의존증의 가장 대표적 증상이 '부정'인데, 술에 취했으니 그만 마시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술에 취하지 않았다며 운전대를 잡는다면 하루빨리 자신의 알코올 문제를 점검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음주운전은 개인의 잘못된 선택을 넘어 사회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다. 단순한 처벌만으로는 재범을 막기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고, 알코올 치료를 통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