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개 무리가 농장을 습격해 가축 20여 마리를 물어 죽인 일이 벌어졌다.
12일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일요일인 지난 9일 새벽 인천 서구 공촌동에 위치한 A 씨 농장에서 우리 안에 있던 염소 2마리와 병아리 20마리가 들개들에게 떼죽음을 당했다.
A 씨는 연합뉴스에 참혹했던 당시 현장을 설명하며 "염소 1마리는 내장이 보일 정도로 살점이 뜯겨나갔고 피범벅 상태였다"면서 "병아리 1마리만 겨우 살아남았지만, 많이 다쳐서 오래 버티긴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병아리들은 지난 3월부터 차례로 부화시켜 애지중지 키웠고 염소 2마리도 이름을 따로 지어주며 가족처럼 지냈는데 하루아침에 목숨을 잃어 허망하다"고 했다.
A 씨가 연합뉴스에 전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엔 들개 4마리 중 3마리가 우리 안으로 들어가 염소와 병아리들을 닥치는 대로 물어 죽이는 장면이 담겨 있다.
A 씨는 들개들이 우리 철망을 이빨로 물어뜯어 구멍을 낸 뒤 침입했다면서 들개들이 사냥 습성이 노인이나 어린아이를 노릴까 봐 우려스럽다고 했다. A 씨 농장 반경 500m 안엔 주택가와 전철역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셈이다.
실제로 들개가 사람에게 피해를 입힌 일이 자주 벌어진다. 지난 1월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에 들개가 출몰해 사람 얼굴을 물었다. 같은 달 서울 관악구에 있는 서울대 중앙도서관 인근 계단에서 한 학생이 들개 2마리에게 공격당했다.
지난 2월엔 경북 성주군청 인근에서 반려견과 산책 중이던 주민이 들개 2마리의 습격을 받아 군청에 신고했다.
2세대 들개는 특히 위험하다. 유기견 출신인 1세대 들개와 달리 유기견이 낳은 새끼인 2세대 들개는 사람 손을 타지 않은 까닭에 야생동물의 습성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