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에 욱일기를 내건 부산시의 한 의사가 수영구청의 건설 비리를 고발하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이 같은 행동을 계획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7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과거 이 아파트에 살다가 해운대로 이사를 갔는데, 수영구청의 비리 폭로를 위해 다시 지난해 11월 이사 왔다"고 말했다.
욱일기를 게양한 것에 대해 주민들과 광복회에 사과할 예정이라는 이 씨는 "수영구청이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고 있는 만큼 전 국민이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씨가 건 욱일기는 전날 밤 늦게 철거됐다.
이 씨는 수영구청의 건설 비리를 고발하기 위해 '법규-X'라는 단체를 결성해 활동 중이다.
이 단체는 '국가재산 훔치는 자들, 부제: 우리는 왜 욱일기를 들었나'라는 주제의 전자책을 제작했다.
이 전자책에는 공무원들이 국가 재산을 빼돌리고 거짓말로 이를 덮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휘날린다고 해서 부끄러울 것이 없는 사회라고 꼬집었다.
이 씨와 수영구청 간의 갈등은 2007년부터 이어져 왔다. 이 씨는 수영구청이 공유지인 부지를 용도 폐기하고 민간 사업자에게 매각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행정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2013년과 2016년 두 차례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 씨는 "부지가 다시 공유지로 돌아왔으므로 수영구청은 이를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현충일인 지난 6일, 자신의 집 창문과 외벽에 욱일기 두 기와 '민관 합동 사기극'이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 같은 이 씨의 행동은 언론과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국민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욱일기를 내건 사람이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 의사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이 씨의 이름과 얼굴, 근무지 등이 온라인에 공개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동명이인인 부산 중구 B 병원 원장이 피해를 입었다. B 병원 홈페이지는 접속량 초과로 접속이 불가했고, 전화 연결도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