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돈이나 명예보다 팬들을 위한 저 자신의 자아실현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 e스포츠 '전설의 전당' 초대 헌액자가 된 '페이커' 이상혁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기념식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상혁은 2013년 18세의 나이로 처음 프로게이머로 데뷔한 이래 11년 동안 소속 팀 'T1'과 호흡을 맞추며 e스포츠의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데뷔 첫 해 국제대회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우승을 시작으로 총 4회의 롤드컵 제패, 10회의 LCK 우승이라는 대 기록을 세우며 국내·국제대회 최다 우승자 타이틀을 자체 갱신해 왔다.
이상혁은 이날 질의응답에서 자신의 은사로 '꼬마' 김정균 감독을 꼽으며 "데뷔할 때부터 꼬마 감독과 같이 활동했고, 행동 하나하나에 영향을 받았다"며 "덕분에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라이벌로는 "e스포츠 자체가 오래 안 되어서 라이벌이 자주 바뀐다"며 "최근에는 젠지와 주요 무대에서 자주 만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저랑 상대로 만나는 '쵸비' 정지훈 선수와 다른 많은 선수가 라이벌로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게임 실력뿐 아니라 선행과 모범적인 언행으로도 유명한 이상혁은 "어릴 때부터 신중한 성격이라 공인으로 행동하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며 "요즘 자극적인 매체들이 많이 있고 특히 어린 시청자들은 그런 매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더 절제되고 바람직한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치지 않고 큰 업적을 만들어가는 원동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예전에는 돈이었다. 18살에 데뷔할 때 월급을 200만원씩 주시더라. 그게 좋았다"라며 솔직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상혁은 이어서 "요즘에는 그런 것보다 팬분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는 게 동기부여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목표가 돈보다 명예로 바뀐 것 같다는 질문이 나오자 이상혁은 "지금은 명예보다 팬을 위한 자아실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평가했을 때 자신에게 얼마나 만족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질의응답에는 라이엇게임즈가 지난달 말 서울 중구에 이상혁의 전설의 전당 헌액을 기념하며 연 '페이커 신전'도 언급됐다.
이상혁은 이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거기서 '대상혁 예배'를 하시던데 저도 예배 한 번 드리고 오겠다"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이날 롤 공식 후원사인 메르세데스-벤츠는 이상혁의 전설의 전당 초대 헌액을 축하하는 의미로 이상혁을 형상화한 '아트워크'와 특별 제작한 '메르세데스-AMG SL 63 4MATIC+' 자동차를 선물했다.
이상혁은 누구를 태울 것이냐는 질문에 "팀원들을 태우고 싶다"고 답했다. 차량이 2인승이라는 말을 듣고는 "이번 섬머 시즌에서 캐리해준 선수를 태워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