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 주민규가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주민규는 지난 6일 싱가포르 칼랑에 위치한 싱가포르 더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5차전에서 1골 3도움을 올리며 7-0 대승을 견인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주민규는 이날 경기 승리에 큰 영향을 끼친 숨은 주역이었다. 지난 3월 황선홍 임시 감독의 부름으로 A대표팀에서 활약했을 때보다 훨씬 발전한 모습이었다.
그는 전반 9분 이강인의 선제골을 도왔다. 그는 아쉽게 튕겨 나간 손흥민의 골을 이강인에게 패스했고 이를 받은 이강인은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이후 전반 20분, 주민규는 드디어 A매치 데뷔골을 터트렸다. 그는 김진수가 왼쪽 측면에서 넘긴 크로스를 헤더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34세에 A매치 첫 골 맛을 본 주민규는 A매치 최고령 데뷔골 부문 2위, 최고령 득점 8위에 이름까지 올렸다. 두 부분에서 1위는 한국 축구의 선구자로 불리는 고 김용식이다. 김용식은 1950년 홍콩과 친선경기에서 39세 나이에 A매치 데뷔 득점을 기록했다.
주민규는 이후에도 전방에서 공중볼 경합, 중원에서 다른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등 팀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후반 8분 손흥민, 후반 9분 이강인의 득점 장면에서 그의 장점이 더욱 빛났다.
이런 그의 대활약에 월드컵 예선 온라인 중계를 맡은 쿠팡플레이는 경기 종료 후 명장면으로 그의 데뷔골 장면을 꼽으며 배경음악으로 가수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를 내보내기도 했다.
한편 손흥민은 이날 경기 직후 "오늘 정말 뿌듯하다. 저희가 조금이나마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저희에게 맞는 감독을 찾는 게 중요하다. 황선홍·김도훈 감독 모두 선수들 많이 맞춰주려고 노력하셔서 저희가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하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