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덜덜 떨며 '울먹'...서울대 N번방 주범, 첫 재판 열렸다

2024-06-04 14:21

검찰이 공소사실 요지 낭독하자 얼굴 감싸 쥐기도

이른바 '서울대 N번방'이라고 불리는 디지털 성범죄의 주범이 재판에서 혐의 일부를 인정했다. 그는 법정에서 어깨를 덜덜 떨고 울먹이며 진술했다.

서울대 정문 / 뉴스1
서울대 정문 / 뉴스1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박준석 부장판사)는 성폭력처벌법 위반(허위 영상물편집·반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 주범 A 씨의 첫 재판을 열었다.

A 씨 변호인은 딥페이크 합성물 게시·전송 혐의의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미성년자 성착취물 소지 혐의는 부인한다고 밝혔다.

또한 변호인은 반포·배포 행위를 소지죄로 인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해자들과 A 씨가 아는 사이냐는 재판부 질문에 "일부는 알고 일부는 모르는 관계"라고 답했다.

피해자 변호사는 이 말을 듣고 "다수가 고통을 호소하는데, 피해자별로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 정리해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A 씨는 재판부가 '변호인이 밝힌 입장과 일치하느냐'고 묻자 몸을 덜덜 떨며 "네"라고 짧게 답했다.

이날 재판에서 A 씨는 재판 내내 피고인석에 앉아 어깨를 떨며 울먹였다. 검찰이 공소사실 요지를 낭독하자 얼굴을 감싸 쥐기도 했다.

서울대 재학생이었던 A 씨는 2021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대학 동문 등 여성의 졸업사진 또는 SNS 사진을 딥페이크 기술로 음란물과 합성한 동영상을 소지하고 배포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픽사베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픽사베이

조사 결과 제작·유포된 음란물은 각각 100여건·1700여건으로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서울대 동문 12명 등 61명에 달한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공범인 20대 B 씨는 허위 영상물 400여개를 제작하고 1700여개를 유포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 돼 오는 28일 첫 재판을 받는다.

또 다른 공범인 서울대 졸업생 C 씨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가 서울고등법원의 재정신청 인용으로 구속기소 돼 재판 중이다.

역시 함께 범행한 30대 D 씨를 비롯한 3명은 검찰에 송치된 상태로 조만간 기소될 전망이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