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를 막은 고교생 두 명의 활약이 화제가 되고 있다.
고교생 두 명이 급경사 골목에서 발생할 뻔했던 1t 화물 트럭 참사를 막았다고 조선일보가 4일 보도했다.
지난 1일 오후 9시 11분,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 주택가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고교생 두 명의 용감한 행동이 다른 주민들의 선행을 끌어낸 것이다.
당시 고교생들은 이 주택가의 급경사 골목에서 서서히 내려가고 있던 1t 화물 트럭을 발견했다. 트럭에는 운전자가 없었지만 브레이크가 풀려 있었다. 인근 체육관에서 배드민턴을 치고 귀가하던 고교생 두 명은 곧장 트럭 앞으로 달려갔다.
트럭 수십m 아래에는 행인과 차량이 오가고 있었다. 고교생들은 주저하지 않고 정면에서 트럭을 떠받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게가 수 t에 이르는 트럭을 두 명이 막는 건 역부족이었다.
결국 고교생들은 "차가 내려오고 있다", "도와달라"라고 외치며 주민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에 경사로 아래에서 올라오던 20대 여성이 재빨리 합세했다. 네 사람이 달라붙어 온 힘을 다해 트럭을 떠받쳤지만 트럭은 아랑곳하지 않고 미끄러졌다.
이 상황을 결정적으로 해결한 건 지나가던 60대 남성이었다. 그는 곧바로 운전석으로 들어가 사이드 브레이크를 잠갔고 고교생은 재빨리 119에 신고했다. 그러나 트럭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수동 기어에 연식이 오래된 차량인 데다가 경사가 너무 가팔랐기 때문이다.
남성은 다른 지원군을 요청했다. 그는 딸과 딸의 남자 친구를 불렀다. 총 7명의 시민은 "트럭이 더 내려오면 큰일이다", "119가 곧 올 테니 조금만 참자"라며 서로를 격려했다.
20분 정도 지나고서야 현장에 소방 차량이 도착했고 마침내 트럭은 멈췄다. 봉천119안전센터 관계자는 "도로 경사면이 35도가 넘을 정도로 상당히 가파른 곳이라 낡은 트럭이 밀렸던 것 같다"라며 "시민들이 아니었다면 대형 참사가 났을 것"이라고 매체에 밝혔다.
앞서 지난 2005년 서울 지하철 7호선 신풍역에서 50대 시민이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에 끼이는 일이 발생해 시민 20여 명이 합세해 전동차를 밀어 50대 시민을 구한 적도 있었다.
소방 관계자는 "대한민국 사회를 지탱하는 선량한 시민의 힘을 확인했다"라며 감동을 드러냈다. 이날 현장을 최초로 발견한 고교생 두 명은 상황이 종료된 직후 소방관들에게 "큰일을 막아야 하는 생각밖에 없었다"라며 "이만 집에 가보겠다"라고 인사하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