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축구계에 만화처럼 등장했지만, 국대에서 외면당한 이승우가 'K리그' 무대에서 맹활약 중이다.
1일 수원 FC 이승우는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득점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앞서 한국 축구 대표팀 김도훈 임시 감독이 발표한 6월 A매치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승우는 올 시즌 8골을 기록하며 득점 부문에서 무고사(9골)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최근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연속골을 넣으며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이승우는 최전방에 서서 특정 위치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그라운드를 넓게 쓰며 활발하게 움직였다.
그럼에도 축구 대표팀에서는 2019년 6월 이란과의 친선 경기 이후로 꾸준히 외면을 받고 있다. 이승우는 대표팀 탈락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흔들리지 않고 K리그에 집중하며 득점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는 "국가대표는 누구에게나 지향점이다. 늘 가고 싶은 자리"라고 말하면서도 "마음을 비우고 리그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승우는 어린 시절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스에서 뛰며 한국 축구의 미래로 꼽혔다. 바르셀로나 U-15 시절에는 29경기 39득점으로 만화 주인공 같은 활약을 펼쳤다. 클럽 대선배 리오넬 메시의 30경기 37득점을 능가하며 국제적인 관심도 끌었다. 하지만 FIFA 규정 위반으로 3년간 활동이 금지되는 불운을 겪고 하강 곡선을 탔다.
이후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B팀에서 경험을 쌓았지만 1군 데뷔에는 실패했다. 그러다 2017년 여름 이탈리아 엘라스 베로나로 이적한 이승우는 2018년 5월 A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되어 온두라스와의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명단에 발탁되어 월드컵 본선 무대를 경험하기도 했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 게임은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이승우는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교체 투입되어 연장 전반 2분 벼락같은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하지만 이후 소속팀 입지가 불안해지면서 국가대표팀과의 인연도 멀어지기 시작했다.
2019-20시즌 벨기에 신트트라위던으로 이적한 이승우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19 AFC 아시안컵에서는 나상호의 부상으로 대체 선수로 발탁됐지만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이승우는 K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다시 한번 대표팀 발탁 가능성을 높였다.
올 시즌 수원 지휘봉을 잡은 김은중 감독은 전반전 수비에 집중하고, 후반전에 득점을 노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승우는 ‘특급 조커’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12경기 중 8경기에 교체선수로 투입되어 결정적인 골로 팀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 이는 득점왕을 넘어 MVP도 노려볼 수 있는 흐름이다.
한층 성숙해진 이승우가 냉정함을 유지하며 지금의 페이스를 지킨다면 대표팀 부름을 받을 날이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