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 원 남편 몰래 아이 병원비로 대출을 받은 여성이 이혼할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3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5살 된 쌍둥이 남매를 키우고 있는 주부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 씨는 "남매를 낳고 육아휴직 후 복직하려 했으나, 태어나자마자 심장 수술을 받은 딸이 눈에 밟혀 퇴사했다"고 밝혔다.
연봉 1억 원의 세무사 남편은 A 씨가 일을 그만두자 가정부 취급을 하며 생활비로 200만 원만 주며 나머지는 알아서 해결하라고 했다.
A 씨는 "월 200만 원으로 생활비와 딸 치료비를 충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해 결국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900만 원을 대출받았다"고 설명했다.
얼마 뒤, 이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사치를 부렸다"며 이혼을 요구했고, A 씨는 생활비를 담보로 협박당하는 처지에 비참함을 느꼈다.
A 씨는 "마이너스 통장으로 인한 채무 때문에 이혼 소송에서 불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이경하 변호사는 "A 씨의 상황이라면 남편이 유책 배우자로서 위자료 배상 의무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돌보기 위해 퇴사한 아내를 가정부만도 못하게 여기고, 딸 병원비를 대기 위해 대출받은 것을 문제 삼는 남편의 태도는 이혼 소송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A 씨에게 "마이너스 통장으로 대출받아 사용한 내역을 제출하면 법원이 '아내의 씀씀이가 헤프다'는 남편의 주장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딸 병원비를 위한 대출이 재산 분할 대상인지에 대해 이 변호사는 "혼인 기간 중 발생한 채무라도 부부 공동재산의 형성, 유지를 위한 채무가 아니면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 씨처럼 생활비를 위해 마이너스 대출을 사용한 경우, 재산 분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며 거래 내역 등을 준비할 것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