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심에서 시민이 까마귀에게 습격을 당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까마귀가 따라와서 머리를 툭툭 쳤다거나 아이가 까마귀 공격을 피하려다가 넘어져서 다리가 까졌다는 등의 제보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까마귀의 공격을 우습게 봐선 안 된다.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에서 까마귀에게 공격을 당한 여성 A씨는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까마귀에게 공격을 당한 순간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제가 약속이 있어서 광화문 근처에 어느 빌딩을 향해 가고 있었어요. 주차장에서 나와 걸어가고 있었어요. 왼쪽에 난간이 있었는데 난간에 까마귀 두 마리가 앉아 있었습니다. 저는 까마귀를 이렇게 가까이서 본 게 처음이니까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쳐다봤었거든요. 순간적으로 까마귀랑 눈이 마주쳤다는 느낌을 받고 다시 제 갈 길을 가고 있는데 머리 위에 갑자기 뭐가 무거운 게 확 앉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에 (뭔가가) 목덜미랑 머리에 발톱으로 제 머리를 움켜잡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순간적으로 아까 그 까마귀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너무 놀라서 처음에는 손을 뻗어서 쫓아야 하나 싶었는데 제가 손을 쓰는 직업이어서 잘못하면 부리로 손을 쪼면 다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 손을 뻗지는 않고 그냥 일단 내 갈 길을 빨리 가야겠다고 해서 그냥 앞으로 걸었습니다. 그랬더니 푸드덕 소리가 나면서 까마귀가 다시 날아가서 아까 그쪽으로 다시 앉더라고요.”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산책 중이던 남성은 지난해 이맘때쯤 갑자기 머리 위에서 까마귀가 급습해 깜짝 놀란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소식을 전한 뉴시스 기사에 따르면 남성은 "까마귀가 머리를 쪼려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 직장인은 출근길에 까마귀에게 가방을 물어뜯기는 일을 겪었다. 그는 까마귀가 공격적으로 다가와 너무 무서웠다고 했다.
한 시민은 길 가던 행인이 까마귀에 머리를 쪼여 피를 흘리면서 119구급대에 실려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지난해 5월 조선일보에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3월엔 ‘쓰레기를 버리러 갔는데 까마귀 세 마리가 주위로 모이더니 공격했다. 도망가다가 주차 턱에 발이 걸려 넘어져서 팔이 탈골되는 부상을 입었다. 까마귀한테 보험 접수할 수도 없고…. 무섭다”란 글이 맘카페에 올라오기도 했다.
까마귀는 참새목 까마귀과에 속하는 새로 전 세계적에 널리 분포한다. 여러 까마귀 중에서 큰부리까마귀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이다. 몸길이는 약 50㎝에 이르며, 검은색 깃털이 특징이다. 지능이 높아 도구를 사용하기도 하고, 기억력이 좋아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는 능력도 있다. 까마귀는 주로 곤충, 작은 동물, 과일 등을 먹는다. 때때로 쓰레기장에서 먹이를 찾기도 한다.
5, 6월은 큰부리까마귀의 공격성이 커지는 시기다.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새끼를 낳아 기르면서 둥지와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
까마귀의 공격을 예방하려면 둥지 주변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번식기에는 까마귀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므로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까마귀가 있는 지역에서 큰 소리로 위협하거나 돌을 던지는 등의 행동을 피해야 한다. 오히려 까마귀의 공격성을 자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