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행동 카라 전·현직 활동가 14명의 증언을 종합하면 2015년부터 이 모 국장으로부터 폭행당한 동물은 총 43마리다.
활동가들은 단체 인터뷰에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개체들 외에도 심하게 맞은 동물이 많다”면서 “하나하나 셀 수 없을 정도로 빈도가 잦았고, 도저히 훈육이라 볼 수 없는 상황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2016~2018년 이 국장과 함께 일한 한 활동가는 이 국장이 소변을 닦는 대걸레로 강아지를 때리는 걸 봤다고 했다. 그는 이 국장이 강아지를 맨주먹으로 때리고 축구공 차듯이 발로 차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활동가는 슬리퍼, 몽둥이, 뿅망치 등 손에 집히는 물건이 이 국장이 동물을 폭행할 때 쓰이는 도구가 됐다고 말했다.
활동가들은 이 국장이 동물을 때린 건 훈역이 아닌 개인적 ‘화풀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국장이 폭력으로 길들일 수 없는 고양이를 폭행한 것이 훈육이 아니라 학대였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국장이 “나는 고양이 못 때릴 줄 아느냐”고 말하며 고양이를 때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카라 측은 위험 상황을 제지하려는 최소한의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활동가들은 폭행 수위가 지나치게 높았다고 지적했다. 아르바이트로 일한 활동가는 이 국장에게 맞은 개들이 똥이나 오줌을 지렸다고 전했다. 이 국장과 함께 일했던 활동가는 이 국장이 소변을 지릴 때까지 개들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2018년 동물 폭행 혐의로 직위해제됐다가 지난해 센터장 대행으로 승진한 뒤 올해 국장으로 발령받았다. 전진경 카라 대표는 이 국장이 징계를 받은 뒤 동물을 폭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활동가들 말은 다르다. 이들은 이 국장이 폭행을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 때문에 퇴사했다는 전직 직원은 이 국장이 직원에게 고함을 치거나 욕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경향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다른 좋은 훈육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그렇게밖에 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분명히 후회하고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있다”라면서도 “이런 행동을 동물 학대라고 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했다.
앞서 민주노총 일반노조 카라지회는 지난 2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 국장의 동물에 대한 폭언과 폭행은 단체 내부 직원들은 물론 봉사자들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공공연한 사실이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2015년부터 이 국장에 의해 폭행당한 동물은 최소 40마리"라며 "2018년 12월 이 국장은 상습 동물 폭행 사안으로 징계받았으나 팀장 직위 해제 경징계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 국장은 '무는 개가 어떻게 입양을 가겠냐', '때려서라도 고쳐야 한다'는 등 이유로 동물들을 때렸다. 특히 "왜 나만 동물을 때리냐. 나만 나쁜 사람 되는 거 같지 않냐"며 동물 폭행에 동참하도록 종용했다.
노조는 이 국장이 구조 동물이 자신을 향해 짖기만 해도 고함을 치며 동물을 벽이나 책상 아래 등으로 몰아넣었고 빗자루, 슬리퍼, 신문지를 말아 만든 막대기 등을 사용해 동물들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국장에게 동물 관리 전반에서 전폭적인 권한을 부여한 전 대표도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