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강도의 얼차려(군기 훈련)로 숨진 육군 을지부대(12사단) 훈련병 중 한 명의 가족이 울분을 터뜨렸다.
사망한 훈련병과 함께 얼차려를 받았다는 군인의 아버지가 최근 훈련병 커뮤니티 '더 캠프'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글쓴이는 자신의 아들이 최근 을지부대(12사단)에서 사망한 훈련병과 함께 얼차려를 받던 6명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12사단 6명 중 한 아이의 아빠다. 우리 아들은 화장실 가려고 침대에서 꿈틀거리다 걸려서 무작정 아무 말 못 하고 (얼차려를 받았다). 니들이 뭔데 우리 아들들한테 함부로 말하냐. 마음 같아서는 진짜 다 죽여버리고 싶다"라며 울분을 토해냈다.
이어 "들어간 지 10일도 안 되는 애들한테 할 짓이냐. 때려죽일 인간들. 인성도 안 된 인간들이 누굴 가르친다는 거냐. 이러면서 국가는 인구 감소 같은 X소리 하지 마라. 어린이집부터 군대까지 어디다 애들을 맡길 수가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가족은 평생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가해자는 몇 년만 (징역) 살고 나오면 아무 일 없듯 살아가는 이 나라가 너무 싫다. 니들 자식이 당해도 이런 법을 적용하겠느냐. 법이 거지 같으니까 이런 나쁜 인간들이 판치는 거다"라며 분노했다.
그는 지난 23일 오후 5시 20분께 강원 인제군 12사단에서 얼차려(군기 훈련)를 받다 쓰러졌다.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받았으나 상태가 악화해 지난 25일 오후 결국 숨을 거뒀다. 같이 얼차려를 받던 훈련병들은 피해 훈련병이 숨지기 전 상태가 이상하다며 현장에 있던 집행 간부에게 보고했지만 별다른 조처가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망한 훈련병은 20kg가량의 완전군장을 한 채 팔굽혀펴기, 선착순 뺑뺑이, 구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병 부검 결과에서는 횡문근융해증과 유사한 증상이 일부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횡문근융해증은 무리한 운동과 과도한 체온 상승 등으로 근육이 손상돼 사망에 이르는 병이다. 즉 팔이나 다리 등 움직임이 있는 부위 골격근인 횡문근이 '융해', 말 그대로 녹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