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지역에 발송된 재난문자가 한밤 시민들을 놀라게 한 가운데, 그 경위가 알려졌다.
29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34분께 경기도 일부 지역에는 북한이 살포한 전단(삐라)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된 뒤 위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여기에는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 식별. 야외활동 자제 및 식별시 군부대 신고. Air raid Preliminary warning [경기도]"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국가적 위급 상황일 때 발송되는 위급재난문자를 본 시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0시 기준 112와 119에 북한 대남전단과 관련한 문의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재난문자 메시지의 내용이 사실이냐", "대피해야 하는 것이냐"는 등의 문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재난문자에 나온 대남전단을 실제로 봤다는 신고는 없고, 재난문자에 놀라 전화하는 상담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매체에 말했다.
특히 재난문자 중 'Air raid'(공습)이라는 표현이 불안감을 자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각 커뮤니티 등에도 재난문자와 관련해 불만 글이 잇따라 달렸다. 커뮤니티 더쿠 이용자들은 “비상 경보에 ‘공습’이라는 문구가 떠서 깜짝 놀랐다”, “심장마비 걸릴 뻔”, “영어로 ‘공습 예비 경보’라고만 보냄. 외국인들 단체로 짐 싸 들고 공항으로 튀어나갈 상황”, “누가 보면 북한이 쳐들어온 줄”, “일반 재난 안전 문자로 보냈어야지”, “외국인들 진짜 놀랐겠다”, “야밤에 얼마나 놀랐는지”, “난 오지도 않음”, “불안감만 조성하고 설명이 없음” 등 당혹감을 표출했다.
이와 관련, 29일 발송 주체인 경기도 민방위통제소는 YTN에 군 당국이 강하게 요청해 문자를 발송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매체에 “저희도 파장이 좀 있을 것 같아서 걱정을 했는데, 군부대에서 강하게 요청을 하셔 가지고….”라고 해명하는가 하면, 발송 당시 비행체의 정체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행법상 '위급 재난 문자'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남전단 살포에 '공습 위기 경보' 문구까지 적은 건 문자 발송 시스템상 오류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관계자는 “원래 경계경보로 설정하면 '에어 레이드'(Air Raid·공습)가 아니라 다른 문구가 들어가야 되는데, 그게 (행안부) 홈페이지에 반영이 안 돼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 물체가 경기·강원 접적 지역 일대에서 식별돼 군에서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전방 지역에서 풍선 10여 개가 식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