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학교가 발칵 뒤집혔다. 일부 단과대 학생회 간부가 학생회비를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간부는 게임 머니를 구매하고 부모에게 용돈을 주는 등 학생회비를 제 돈처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명지대 인문캠퍼스 중앙운영위원회가 최근 학생회비 세부 사용 내역에 대해 2차에 걸쳐 감사를 진행했다.
1차 감사에서 영어영문학과 학생회가 175만원을 횡령했다는 사실을 적발했다. 2차 감사에선 경영정보학과 학생회가 22만원을 횡령하고 융합소프트웨어학부 학생회가 969만원을 횡령했음을 적발했다.
횡령 가담자의 사과문과 경위서도 공개됐다.
융합소프트웨어학부 비상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인 A씨는 지난 22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2024년도 학생회비 횡령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켜 사과드린다. 융합소프트웨어학부 학생들의 신뢰를 저버려 죄송스럽다”고 했다.
그는 “전년도 사무국장에게 이월받은 학생회비를 계좌에서 인출해 사용하고 채워 넣기를 반복했다. 일부는 사전에 반환했으나 일부는 감사가 시작한 후 반환했다. 사용 후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채워 넣으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라며 “제 어리석고 잘못된 행동으로 실망했을 분들에게 사죄드린다.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학생회비에 대한 경각심을 갖지 못한 제 잘못이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는 모든 잔액을 복구했으며 남은 모든 금액을 이월했다”며 “학교가 내리는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고 했다.
A씨는 28일 공개한 경위서에선 지난 1월 3일부터 지난 19일까지 게임 머니 구매, 부모 용돈, PC방 이용, 음식 구매, 장난감 구매, 병원비 등에 학생회비 수백만원을 사용하고 500만원은 개인 통장에 이체했다고 밝혔다.
A씨는 “공금을 생계비와 개인적인 친목 도모를 위해 사용했다. 학생회 공통 계좌를 개인 계좌처럼 사용했다. 사용한 후 여러 차례에 거쳐 환급했지만 환급하지 않은 금액도 있다. 총학생회 감사가 진행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은 금액을 환급했다. 이후 융합소프트웨어학부 학생회장을 만나 개인적으로 사용한 내역이 있다고 얘기했다. 문제가 될 수 있단 말을 듣고 자수했다”고 밝혔다.
명지대는 시끄러운 학교다. 학교법인인 명지학원의 오너 일가가 수천억대 횡령 범죄로 구속되는가 하면 상속세 탈세까지 저질러 여러 민형사 소송에 휘말린 바 있다. 2020년 회생절차를 시작해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가 지난 1월 가까스로 회생절차를 마쳤다. 오너 일가를 둘러싼 잡음이 여전하고 경영진에 대한 학교 구성원들의 신뢰가 얕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