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경찰 조사에서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4일 구속된 김호중을 변호인 참관 하에 조사했다. 경찰은 김호중에게 압수한 아이폰 3대의 비밀번호를 요구했지만, 김호중은 일부만 제공하며 잠금 해제에 협조하지 않았다.
아이폰은 보안 수준이 높아 비밀번호 잠금을 해제하지 못하면 포렌식이 어렵다. 김호중은 구속되기 전에도 경찰의 휴대전화 임의제출 요구를 거부했고, 압수된 후에도 "사생활이 담겨 있다"는 이유로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
이에 수사 비협조 논란이 일자 김호중은 변호인을 통해 비밀번호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한편 김호중이 음주 뺑소니 사건을 저지른 당일 함께 있었던 방송인 정찬우와 래퍼 길은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들에게 음주운전 방조 혐의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밤 압구정동에서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후 달아났다. 사고 당시 3시간 뒤 매니저가 자신이 운전자라고 주장하며 경찰에 자수했고, 김호중은 17시간 만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김호중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가 사라지는 등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음주 사실을 부인하던 김호중은 사고 10일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김호중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방조혐의 등으로 지난 24일 구속됐다.
김호중의 휴대전화 비밀번호 미제공은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경찰은 김호중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사건 당일 행적과 음주 여부 등을 밝혀낼 계획이었지만, 비밀번호 제공 거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