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이 논란 후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디스패치가 25일 갑질 의혹이 제기된 강형욱과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강형욱의 반려견이었던 레오 담당 수의사도 등장했다.
이날 강형욱은 배변봉투 스팸 논란, 레오 안락사 전 방치 논란 등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들을 해명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평상시에는 꿀이나 차를 선물로 (직원들에게) 드렸다. 그런데 반응이 별로였다. 직원들 대부분이 자취생이라... 그래서 아내가 스팸을 주문했다. 명절 선물 세트가 올 줄 알았는데 6개짜리 묶음이 한 무더기로 온 거다"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강형욱이 명절 때 직원들이 있는 단톡방에 보낸 문자를 공개했다. 2021년 추석 때 강형욱과 그의 아내 수잔 엘더 이사는 사과 식초와 밤잼을 준비했다. 강형욱에 따르면 사과식초와 잼은 인기가 없었다. 이후 수잔 이사가 직원들에게 의견을 구했고 '스팸'이라는 답을 받았다.
하지만 실수가 있었다. 스팸 6개 들이 제품을 주문한 것이다. 강형욱은 "명절이 코앞이라 교환이 불가능했다. 어쩔 수 없이 상황을 설명하고 스팸을 쌓아 뒀다. 그중에 일부 직원은 배변 봉투에 (스팸을) 담았던 것 같다. 저는 보지 못했지만... 그 이후로 그런 실수는 없었다"라며 "더 이상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절 선물로 제대로 포장된 스팸 세트 사진을 추가로 매체에 제공했다.
그는 안락사 전 레오가 보듬컴퍼니 옥상에 방치됐다는 의혹도 해명했다. 보듬 회원들은 레오가 옥상 견사에 방치돼 지냈으며 걷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땡볕에 있었고 물그릇도 말라붙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3층 옥상에 올라간 적이 없었다. 즉 직접 본 것을 주장한 게 아니라 들은 이야기를 전한 것이다.
강형욱은 "레오는 38kg이다. 후지 마비가 왔다. 뒷다리를 못 쓰는 마비다. 허리가 안 좋아서 일어서지도 못했다. 숨을 쉴 때마다 소변 실수를 했고 발버둥을 칠 때마다 변을 봤다"라며 "더 이상 집에 둘 수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마당이 있는 그의 자택 특성상 레오의 몸에 나뭇가지와 풀, 대변, 소변이 범벅됐기 때문이다.
그는 새벽에도 출근했으며 훈련사들보다 일찍 나왔다고 했다. "새벽마다 호스로 몸을 다 씻겨줬다. 레오는 마지막에 물도 제대로 못 마셨다. 정말 많이 고민했다. 매일 똥오줌 범벅인데. 이게 정말 애를 보살피는 건가. 계속 같이 있어 줄 수도 없고."
안락사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강형욱은 2022년 6월부터 안락사를 고민했다. 이와 관련해 레오의 당시 건강을 담당했던 수의사가 직접 입장을 밝혔다.
수의사는 "6월에 처음으로 안락사 절차를 물어봤다. 그런데 3번 정도 취소를 했다. (강형욱은) '저 못 하겠다. 조금 더 같이 있고 싶다'라며 미뤘다. 저는 '언제든 마음 잡히면 이야기하라'고 말했다"라고 했다.
그러다 2022년 11월 1일 수의사는 "이제 레오를 보내줘야 할 것 같다"는 강형욱의 연락을 받았다. 수의사는 "대형견은 뒷다리를 못 쓰면 살이 빠진다. 근육이 빠지면 좌골 쪽 뼈가 튀어나온다. 그 부분 피부가 얇아져서 바닥에 쓸리면 거의 욕창이 생긴다. 근데 좌골에 욕창 하나 없었다"라며 강형욱이 레오의 관리에 많이 신경을 썼다고 증언했다.
수의사는 레오의 안락사를 그로부터 이틀 뒤인 3일에 진행했다. 그는 "제가 '관리 잘하셨다'라고 말했다. 보듬 식구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 강형욱과 와이프는 계속 울었다. 그래도 레오는 체인스톡(호흡이 깊어지는 증상) 없이 편안하게 갔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수의사는 유튜브 댓글에 레오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더운 옥상에 배변을 온몸에 묻힌 채 물도 못 마시고 방치돼 있다가 그대로 차 트렁크에 실려 가 돌아오지 않았다"라는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내가 (레오 안락사 전) 마지막까지 있었던 사람"이라며 "안락사는 (보듬컴퍼니) 2층에서 이뤄졌다. 강형욱 부부와 저희 부부가 마지막까지 있었다. 그리고 바로 장례식장으로 출발했다. 직원들은 이미 작별 인사했다. 어떤 트렁크를 말하는 거냐"라며 의아해했다.
가장 논란이 됐던 경영진의 사내 메신저 감시 의혹도 언급했다. 그는 "직원들이 영상 편집을 할 때 그 사람 자리에서 다 같이 본다. 그때 개인 카톡이 계속 뜨니까 (서로) 불편함이 있었다. 그래서 회사 컴퓨터에는 네이버 웍스만 깔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건은 2017년 네이버 웍스가 유료로 전환되며 발생했다. 그는 "네이버 웍스가 유료가 되면서 관리자 페이지가 생겼다. '감사 기능'이 있더라. 아내가 눌렀다. 직원들이 나눈 대화가 통으로 떴다. 그때 아내 눈에 아들 이름이 들어온 거다"라며 논란의 전말을 밝혔다.
강형욱에 따르면 일부 직원들이 나눈 대화 내용에는 자신을 비롯한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 대한 험담까지 담겨 있었다. "강형욱 팔꿈치 시커메서 더럽다", "주운아 똥 싸라. 니 엄마 가게", "애 팔아서 슈돌 출연" 등 험담 수준은 이미 적정선을 넘은 상태였다.
강형욱은 '감사 기능'을 작동한 건 잘못이라 인정하면서도 "맞다. 보지 말았어야 했다. 판도라 상자를 열었다. 저희가 정말 아꼈던 직원인데... 아내는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아프다고 한다. 부들부들 떨린다고"라며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강형욱과 수잔은 해당 여성 직원 3명을 불렀다. 징계를 내리진 않았지만 "사적인 대화를 웍스에서 하지 말라. 일에만 집중하자"라고 타일렀다. 또 감사 기능에 대한 동의서도 받았다.
강형욱은 "여자 팀장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이 (험담을) 주도했다. 가장 심하게 욕한 직원은 스스로 퇴사를 했다. 1명은 그 이후에도 5~6년 정도 더 다녔다. 변명으로 들리겠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훈련사들이 강형욱의 눈치를 많이 봤으며 보호자들이 음료수나 과일을 줘도 쉽게 받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말 열심히 가르쳐 주고 싶어서 예민하게 굴었고 화도 냈고 욕도 했다. 저희는 사나운 개들과 함께한다. 방심하면 사고로 이어진다. 조심해야 할 것들이 (습관처럼) 되지 않으면 소리를 쳤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회원들 보기에) 명령처럼 느껴졌을지 모른다. 그래서 군대식이라 표현한 것 같다"라며 "다만 '사건반장'에 나온 욕설은 내가 쓰는 말이 아니다. 그런 욕은 하지 않는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훈련사들에게 물도 못 마시게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해라고 짚었다. 그는 "보호자님들이 가끔 음식이나 커피를 사 오신다. 그걸 보호자들 앞에서 먹지 말라고 했다. 왜냐하면 안 사 온 보호자들이 민망할 수 있으니까. 죄송함을 가질 수 있으니 그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회사 탕비실에 링티가 몇 박스씩 쌓여 있다"라며 "물을 못 마시게 하면 누가 견디겠나? 수업 중에는 수업에만 집중하라고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메신저 감시와 욕설 논란과 더불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긴 수잔 엘더의 '통일교' 종교에 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아내의 종교를 숨기지 않았다. "통일교였다"라고 솔직히 말했다. 다만 현재가 아니라 과거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잔은 스스로 (통일교에서) 빠져나왔다. 아내는 통일교 2세였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었다. 부모님 때문에 그 종교인이 된 것"이라며 수잔이 20살 때 통일교에서 탈퇴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아내에게 물었다. '디스패치'에서 어떤 질문을 할지 모른다. 통일교에 대해 물으면? 아내는 힘들어했다. (탈퇴한 지) 2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고통받고 있으니까"라며 "(아내에게) 당당하게 말하자"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에 수잔도 "솔직하게 말하라"라며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형욱은 "아내는 통일교를 빠져나온 뒤 장인을 거의 보지 않았다. (장인은) 우리 결혼식에도 안 왔다. (아내는) '나 같은 통일교 2세들을 돕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