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반려견 훈련사인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가 '갑질' 의혹에 휩싸인 것과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조사 착수 여부를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당국은 현재 강 대표에게 제기된 의혹 등을 예의주시하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현재 경찰서와 고용노동부 지청에 강 대표를 상대로 접수된 사건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표의 갑질 의혹은 그가 운영한 보듬컴퍼니에서 근무했던 전 직원들이 퇴사 후 온라인 채용·구직 플랫폼에 부정적인 평가와 폭로를 남기며 불거졌다.
지난달 해당 플랫폼에 별점 1점을 남긴 전 직원은 "여기 퇴사하고 공황장애·불안장애·우울증 등으로 정신과에 계속 다닌다"며 "부부 관계인 대표이사의 지속적인 가스라이팅, 인격모독, 업무 외 요구사항 등으로 정신이 피폐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카카오톡을 설치하지 못하게 하고 지정된 메신저만 쓰게 했다. 메신저를 모두 감시하며 본인들 욕한 거 있는지 밤새 정독하고 괴롭혔다"고 말했다.
이 플랫폼에 올라온 보듬컴퍼니 전 직원들의 평가는 총 25건으로, 평점은 5점 만점에 1.8점이다.
강 대표가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에도 폭로는 이어졌다. 자신을 보듬컴퍼니 전 직원이라 주장한 한 누리꾼은 댓글로 "명절 선물로 배변 봉투에 담은 스팸 6개를 받았다"며 "쉬는 날에 심부름시키거나 폭염, 폭설에 중노동 지시와 인격 폄하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 직원은 지난 21일 방송한 JTBC '사건반장'에서 임금체불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 급여로 9670원을 받았다. 살면서 그런 경우는 처음이었다"며 "견딜 수 없어 (고용노동청에) 신고했다"고 했다. 해당 직원은 고용노동청에 신고한 뒤에야 급여가 모두 들어왔다고 했다.
임금체불 건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불거진 의혹에 피해자들의 공식적인 진정 제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듬컴퍼니 소재지 관할지청인 고용부 의정부지청 관계자는 "아직 관련 진정은 없다"며 "언론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어 감독이나 조사에 착수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고용부는 근로감독 및 조사 착수 권한이 관할 청에 있어 우선은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다만 강 대표가 회사 폐업을 예고한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에 공식적으로 나서더라도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26일 한 중고 PC 매입 업체 홈페이지에는 '보듬컴퍼니 중고 본체 및 중고 모니터 매입 건'이라는 글이 게시됐다. 이 업체는 지난달 9일에도 PC 본체와 부품 등을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정부지청 관계자는 "회사가 계속 운영되면 감독하고 시정시키는 등 처리하기 수월한 데 문을 닫는 상황이면 사실 입증부터 시작해서 조사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폐업한다고 조사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한계점이 있을까 고민"이라고 말했다.
현재 보듬컴퍼니 홈페이지에는 '오는 6월 30일부터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돼 있다.
강 대표는 지난 22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 예고했던 바 있다.
현재까지 강 대표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