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집단 이탈 석 달째인 전공의들의 복귀를 촉구하고 있지만, 전공의들은 오히려 "사직 처리를 빨리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부 전공의는 생활고로 인해 과외나 병원 행정직, 배송 아르바이트 등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주요 수련병원 100곳을 기준으로 전날 출근한 전공의는 659명으로, 전체 전공의(1만 3000여 명)의 5.1%에 불과했다.
정부가 전공의 이탈 석 달째인 지난 20일을 복귀 시한으로 규정하고 이날까지 복귀해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대부분의 전공의는 돌아오지 않았다.
사직 전공의 A 씨는 "정부는 데드라인이 지났음을 인정하고 전공의 사직서를 처리하면 될 것을 계속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이달 20일부터 전공의 복귀 시한이 도래했다고 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복귀 시한을 늦출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전공의들은 지금까지 공부한 것이 아깝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사명감이 무너졌다는 입장이다.
전공의 마지막 연차지만 이번 사태로 사직서를 냈다는 B 씨는 "한 때는 저도 새벽에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하면서 환자를 돌보는 사명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이렇게까지 욕을 먹는데 이것을 해야 하나'라는 회의가 들었다"고 밝혔다.
사직 전공의 C 씨는 "정부에 정이 많이 떨어졌다. 이제는 적법하지 않은 행동에 화도 안 난다"며 "사직 처리를 해주지 않는 것도 적법하지 않은데, 면허 정지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일부 전공의는 생활고로 인해 부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전공의들은 처음부터 있었다. 이들은 과외나 병원 행정직, 배송 알바 등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공의 시급이 워낙 낮아서 이런 일자리가 (임금을) 더 높게 쳐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학병원이 파산하고 인건비 후려치기마저 안 되면 의료 영리화가 추진될 수밖에 없다. 결국 서민들에게 더 큰 불편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