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모은 전 재산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홍계향 할머니가 별세했다. 향년 90세.
성남시는 "홍 할머니가 지난 19일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연고자가 없어 시가 주관해 장례를 치르며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고 22일 전했다.
홍계향 할머니는 지난해 9월 낙상 사고로 인한 골절로 수술을 받고 재활치료를 받던 중, 올해 2월 다시 다리뼈가 골절됐다. 숨을 거두기 전까지 병원에서 생활했다.
1934년 부산에서 태어난 할머니는 어려운 시절을 겪으며 생계를 위해 다양한 일을 해 왔다. 1983년 성남에 정착한 할머니는 그곳에서 지하철 청소부터 공장 근로자까지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살아왔다.
2002년, 할머니는 성남동 중원구에 4층 규모의 주택을 마련했다. 이 주택은 할머니가 별세 전까지 거주했던 공간이다. 현재 시세로 약 1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슬하에 딸 한 명을 둔 할머니는 2010년 딸이 질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남편마저 2013년 치매로 별세하자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심했다.
2014년 6월, 할머니는 전 재산을 경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해 사후에 성남시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기금으로 사용될 것을 약속했다.
할머니는 지역사회에서도 꾸준한 자원봉사 활동을 이어왔다. 성남을 '제2의 고향'으로 여겼다고 한다. 할머니의 기부 정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06년에는 서울대학교병원에 '사후 장기 기증'도 약속했다.
한편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난 21일 빈소를 방문해 "두 달 전 할머니를 찾아뵙고 빠른 회복을 기원했는데 안타깝다"며 "기부한 고인의 유산은 그가 바라던 대로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홍계향 할머니의 발인식은 이날 오전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됐고 화장 뒤, 성남시립 추모원에 안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