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드라마 '졸업'에서 정말 황당한 장면이 등장했다. 이 내용은 본방송 다음 날 공론화되기 시작해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졸업' 4회에서는 정려원이 맡아 연기 중인 극 중 인물 서혜진이 후배 강사 남청미(이하 소주연)와 함께 늦은 저녁 술자리를 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이 장면에서 서혜진(이하 정려원)은 남청미 고민, 이야기를 들어주기 위해 직접 소주를 따르며 한 잔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여기까지는 전혀 문제 될 건 없었다. 다른 드라마에서도 흔히 나오는 술자리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 장면은 좀 더 뒤에 등장했다.
서혜진은 남청미와의 술자리 이후 자신의 제자이자 또 다른 후배 강사인 이준호(이하 위하준)를 만나 같이 강의 연구를 했다. 그런 뒤 두 사람은 차를 타고 나란히 귀가했는데, 이때 서혜진은 직접 운전해서 이준호를 바래다줬다.
이는 명백한 음주운전 행위를 그린 장면이었다. 차에서 서혜진과 이준호가 나눈 대화는 극 전개 상 필요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다소 어처구니없는 연출 실수로 정려원 캐릭터가 극 중 음주운전이라는 범법 행위를 아무렇게 저지르는 인물로 묘사됐다. 한순간에 극 몰입을 와장창 깰 수도 있는 장면이다.
최근 가수 김호중의 음주운전 사실이 세간에 논란이 된 터라 해당 장면 등장은 더욱더 논란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tvN 측이 내놓은 공식입장, 사과는 없다. 다만 tvN 측은 다시 보기 VOD, 클립 등에서 해당 장면을 슬그머니 삭제했다.
음주운전은 중대한 범죄이자 생명까지 위협하는 행위다. 이를 드라마에서 그려내는 것은 음주운전을 정당화하거나 가벼운 문제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 또 음주운전이 드라마에서 당연하게 묘사되면 이를 모방하거나 허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염려도 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안타까운 일들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기에 더 높은 사회적 경각심이 요구된다.
드라마, 영화 등 미디어는 건전한 가치관을 전파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 음주운전과 같은 반사회적 행위를 노출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다. 심지어 연출적 의도가 있었다 해도 이는 음주운전 자체가 가져오는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안일한 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