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 측이 콘서트를 취소하지 않은 바람에 상당수 관람객이 울며 겨자 먹기로 콘서트를 관람한 것으로 보인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사고 이후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오리발을 내민 것은 물론 지난 18, 19일엔 경남 창원시 공연까지 강행해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인터넷 예매 기준 해당 공연의 관람 가격은 VIP석이 23만원, R석이 21만원이다. 최소 20만원이 넘지만 수천석의 좌석이 팔렸다.
문제는 김호중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실망한 이들이 공연을 취소하려고 해도 불가능했다는 점이다.
김호중 공연 인터넷 예매사이트는 공연 당일엔 예매 취소가 불가능하며 하루 이틀 전 취소할 경우 수수료가 티켓 금액의 30%라고 안내했다. 이 때문에 공연을 보기 싫은 사람들까지도 어쩔 수 없이 관람하는 일이 벌어졌다.
시부모가 김호중 팬이어서 19일 콘서트 티켓을 대신 구매했다는 시민 A 씨는 20일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예매 취소가 불가능해 시부모가 내키지 않은 공연을 관람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호중 음주운전이) 이슈화되고 나서 콘서트 취소를 기다렸는데 취소가 안 되더라. 그래서 금요일(17일)에 환불 문의를 하니까 ‘환불이 좀 어렵다.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하더라”라며 “가수의 (음주운전) 이슈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최 측에서 취소한 게 아니기 때문에 고객이 환불 수수료를 장당 10만 6000원 정도 부담해야 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 잘못이 아닌데도 그 부담이 있는 게 조금 당황스러웠다. 저는 시부모님을 위해 R석 두 장을 21만 2000원에 예매했는데 환불 수수료만 20만원이 넘게 든다. 시부모님 입장에서도 광팬이 아니다 보니까 가기에도 좀 찜찜하고 취소하기에도 금액적으로 아까운 부분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시부모가 김호중 공연을 관람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어제(19일) (콘서트) 현장에 가니까 정말 팬들이 많이 오셨더라. (팬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까 ‘너무 좋아하는 가수가 그런 일을 저질렀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좀 많더라”라면서 “(시부모님에게) 괜히 ‘저 사람 음주운전 어떻게 됐어?’ 이런 말도 꺼내지 말라고 말씀드렸다. ‘괜히 눈총을 받을 수도 있으니 최대한 발언을 삼가셔야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A 씨는 김호중 공연이 반드시 취소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팬이든 팬이 아니라 호기심으로 가는 사람이든 (공연을 보는 것이) 개운하지 않다”라면서 “보는 내내 (음주운전이) 사실인지 아닌지 생각할 수 있기에 집중해서 보기가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인하다가 밝혀진 건이 여러 개인 만큼 이런 식으로 무리하게 (공연을) 강행하는 건 장기적으로 가수 생활을 하는 데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당장 티켓 값을 받고 콘서트를 강행하는 것도 개인한텐 중요하겠지만 1, 2년 반성해 향후를 기약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