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아들을 언급했다.
17일 SBS는 손흥민이 올해 아시안컵 사태로 마음고생이 컸을 때 이를 지켜보는 아버지의 심경이 어땠을지 손웅정 감독을 직접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날 손웅정 감독은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먼저 카타르 공항에 나가 있었다. 그때가 자정이었다. 흥민이가 들어오는데 제가 안아줬다. 내 품에서 한참을 울더라"고 전했다.
이어 "이 세상 대인들은 두 개의 심장을 가졌다더라. 하나는 피가 흐르는 심장, 하나는 관용이 흐르는 심장. 단, 선배들이 지금까지 유지해 오던 질서 등을 후배들이 훼손해선 안 된다는 얘기 정도는 했다. 나머지는 흥민이가 나이도 들고 또 잘 극복한 것 같다"며 마음고생이 컸던 아들이 스스로 힘든 시간을 이겨내길 바랐다.
이날 손웅정 감독의 발언은 이강인 하극상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손흥민과 이강인은 아시안컵 4강 전을 앞두고 충돌을 일으켰다. 결국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역대 최고 전력으로 꼽혔음에도 준결승에서 단 한 개의 유효 슛도 기록하지 못한 채 64년 만의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심지어 요르단전 참패 후 손흥민은 "앞으로 대표팀을 계속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이후 이강인 하극상이 사실로 드러나자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이강인은 영국 런던에 있는 손흥민을 찾아가 직접 사과했고 손흥민은 따뜻하게 후배를 감싸며 축구 대표팀 내분을 수습했다.
한편 손웅정 감독은 이런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여전히 '월드클래스'가 아니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또 "흥민이가 지금도 10%의 성장을 원하고 기대하고 있다. 30대 중반을 향하는 아들의 축구 인생을 경기에 비유하면 이제 전반 시작 휘슬이 막 불었을 뿐이다. 토트넘에 있든 이적하든 연봉이 없어도 흥민이가 살아보고 싶은 도시나 공을 차고 싶은 구단에 가서 행복하고 축구하고 은퇴하는 모습을 보는 게 정말 내 최대 바람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