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역사저널 그날’의 새 MC로 발탁된 배우 한가인이 당황스러운 입장에 놓였다. 한가인 대신 다른 사람을 MC로 앉히려는 사측과 한가인을 MC로 고수하려는 제작진이 갈등을 빚고 있어서다.
신동조·김민정·최진영·강민채 '역사저널 그날' PD는 13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지난달 30일로 예정된 개편 첫 방송 녹화를 앞둔 지난달 25일 오후 이제원 제작1본부장이 이상헌 시사교양2국장을 통해 조수빈을 MC로 앉히라고 최종 통보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에 따르면 당시는 한가인을 새 MC로 확정하고 패널, 전문가 섭외, 대본 준비까지 마친 것은 물론 한가인 출연이 확정돼 이미 2억여 원가량의 협찬까지 진행한 상황이었다. 제작진은 녹화만 하면 되는 상황에서 사측이 갑작스럽게 MC 교체를 지시했고 결국 지난 10일 무기한 잠정 중단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사실상 프로그램을 폐지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조수빈은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을 역임하고 백선엽 장군 기념사업회 현직 이사를 맡고 있다. 또 채널A 메인 뉴스 앵커를 거쳐 현재 TV조선 시사프로 MC를 맡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작진은 역사 프로그램은 중립성이 중요한 만큼 정치적 논란을 부를 수 있는 인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KBS 측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역사저널 그날' 다음 시즌 재개를 위해 프로그램 리뉴얼을 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 형식, 내용, MC 및 패널 출연자 캐스팅 등 관련해서 의견 차이가 있었다"라며 제작진과 갈등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프로그램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프로그램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향후 제작을 재개할 예정"이라며 폐지설은 부인했다.
'역사저널 그날'은 지난 2월 445부작으로 종영했다. KBS는 새 시즌을 준비 중이었다.
한편 조수빈은 지난 8일 프로그램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