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상태 여성의 모습을 불법 촬영하려 한 3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1부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혐의로 기소된 A(35)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또 원심과 마찬가지로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명령을 내렸다.
사건은 지난해 4월 발생했다. A씨는 원주시 한 빌라 앞에서 드라이기 소리가 들리자 피해 여성 집 화장실 창문으로 다가갔다. 창문 너머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는 여성의 나체를 촬영하려다가 미수에 그쳤고,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심, 성적 수치심 또는 불쾌감이 상당했으므로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라면서도 동종 전과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참작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형이 가볍다'는 검찰 주장을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 양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변경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한편, 앞서 지난 3일에는 남녀 공용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여성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법정에 선 20대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B씨는 2022년 3월 원주 한 주점 남녀 공용화장실 남성용 칸에서 여성용 칸에 들어가 용변을 보는 C(21)씨 모습을 휴대전화로 위에서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검찰은 화장실에 있던 남성은 B씨밖에 없었던 점, 피해자 일행이 카메라 촬영음과 음란행위 추정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한 점 등을 근거로 유죄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범죄 사실 혐의를 입증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