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상태로 차량을 운전하다 상가에 돌진해 사고를 낸 20대 여성이 남자 친구와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후 경찰에 적발됐다.
충북 진천경찰서는 지난달 29일 오전 5시 45분쯤 진천군 덕산읍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상가에 돌진하는 사고가 났다고 10일 밝혔다.
사고 당시 다행히 상가와 거리에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직후 차량에서 내린 남자 친구 A 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자신이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08% 이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찰의 추가 조사 및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결과, 실제로는 여자 친구 B 씨가 운전을 하다가 사고 직후 A 씨와 자리를 바꾼 사실이 드러났다. 사고 당시 B 씨에 대한 음주 측정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함께 술을 마셨다고 진술한 점을 토대로 B 씨에게도 음주 운전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A 씨가 여자 친구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운전대를 잡았다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이들을 다시 불러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A 씨에게는 범인도피 혐의 적용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에도 운전자를 바꿔치기 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대전 서구 한 도로에서 운전자 C 씨가 무면허 운전 중 음주 운전 차량이 뒤에서 들이받자, 동승자 D 씨와 자리를 바꾸고 경찰에 허위로 진술한 사건이다.
당시 무면허 운전자 C 씨는 대전 유성구부터 서구까지 약 8km를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징역 1년을 선고했지만, C 씨는 항소를 제기했다.
동승자 D 씨는 범인도피 혐의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고 항소하지 않아 벌금형이 확정됐다. C 씨 차량을 들이받은 E 씨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혐의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