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연인 살해 사건 피의자인 의대생이 범행 직후 옷을 갈아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일 경찰에 따르면 의대생 A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께 서울 서초구 강남역 근처 건물 옥상에서 동갑내기 여자 친구였던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직후 웃옷을 갈아입었다. 이 소식은 10일 조선일보를 통해 전해졌다.
그는 환복 후 혈흔이 묻은 옷을 가방에 넣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범행을 숨기기 위해 옷을 갈아입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현재 경찰은 A씨의 범행 동기와 배경을 규명하기 위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10일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A씨를 면담한 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진행을 결정할 계획이다.
또 경찰은 이날 A씨의 신상 정보를 비공개하기로 했다. 범죄 수법이 잔인하나 신상 공개로 피해자에 대한 정보까지 무분별하게 번질 수 있다는 유족의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소속한 대학은 곧바로 A씨에 대한 징계에 착수했다. 당초 징계 절차상 본인의 진술이 필요하지만 불가피한 경우 이를 생략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능 만점자였던 A씨는 서울 명문대 의대생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은 "사건 이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피해자의 신상과 사진이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단순한 호기심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으니 고인에 대한 명예를 보호할 수 있도록 신상 털기 등 2차 가해를 중지해 달라"라고 밝혔다.
또한 피해자 B씨 측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B씨가 평소 A씨로부터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고 토로한 적은 없었다"라고 진술했다. A씨가 이번처럼 극단적 행동을 하리라곤 예상치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A씨는 평소 조용한 성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의대 동기는 "A씨가 비교적 조용한 성품으로 교우 관계도 평범했다"라고 조선일보에 했다. A씨의 고교 동창 역시 "조용하게 자기 할 일 하는 친구였으며 평소 화내는 걸 본 적이 없다"라고 털어놨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낮은 사회성과 자존감이 결국 상대방 여성에 대한 집착까지 이어진 사례"라며 "하지만 다수의 가해 남성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조용하고 예의 바른 이미지로 비치는 경우가 많아 폭력성을 미리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