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동네에서 주인을 잃어버린 생후 11개월의 어린 진돗개가 41일 만에 혼자 집으로 돌아온 사연이 전해졌다.
9일 KBS에 따르면 대전에 사는 윤정상(67) 씨는 지난 3월 24일 반려견 '홍민이'를 데리고 '진도견 전람회'가 열린 대전 목상동의 한 공원을 찾았다. '손홍민'이라는 이름은 평소 축구를 좋아하는 윤 씨가 축구선수 손흥민의 이름을 따 지어준 것이다.
그러나 그날, 태어난 지 11개월이 됐던 홍민이는 복잡하고 정신없는 행사장에서 윤 씨가 채워둔 끈을 풀고 도망갔다.
홍민이가 사라진 것을 알고 윤 씨는 행사장과 행사장 근처 산길, 동네를 다 뒤져봤으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유기견센터와 대덕구청, 목상동사무소, 마을 주민들에게 수소문을 해봤지만 어떠한 소식도 들리지 않았다.
며칠 내내 홍민을 찾기 위해 목상동을 돌아다녀도 홍민이는 눈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막막한 마음이던 윤 씨는 차라리 홍민이가 사고만 당하지 않고 선량한 누군가의 손에 맡겨져서라도 잘 자라주길 바랐다.
그렇게 홍민이 실종 한 달이 지나고 반쯤 마음을 비우던 찰나에 거짓말처럼 홍민이가 윤 씨 앞에 나타났다.
41일 만에 윤 씨를 재회하게 된 홍민이는 꼬리를 미친 듯이 흔들며 윤 씨 품에 안겼다.
당시 홍민이는 풀숲을 헤쳐온 듯 몸에 진드기가 달라붙어 있었고 다리는 물에 젖은 상태였다.
다친 곳은 없었고 굶지는 않았는지 체형도 그대로인 모습을 보고 윤 씨는 안도했다.
윤 씨는 홍민이가 본인과 자주 산책하던 대전천을 따라 집까지 찾아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윤 씨는 이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개가 영리하다고 해도 어떻게 40여일 만에 집을 제 발로 찾아올 수 있는지 홍민이가 그저 기특하고 고맙다"며 "앞으로도 사랑 듬뿍 주며 행복한 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