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칼부림 사건 용의자가 50대 유튜버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네티즌 수사대가 신상털기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부산 연제구 거제동에서 충격적인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전국을 놀라게 했다. 법조타운 인근에서 한 50대 유튜버 A 씨가 범행을 저지르고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됐다. 이 사건은 A 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남긴 심경 고백으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에 50대 유튜버 A 씨 정체를 밝히기 위해 네티즌 수사대가 나섰다.
이들은 해결되지 않은 사건이나 연예인의 연애 등에 대한 정보를 모아 공유하며 사실을 밝히려는 누리꾼들의 집단을 말한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이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경우도 있으나, 동시에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도 늘고 있다.
앞서 2015년 네티즌 수사대는 크림빵 뺑소니 사건 해결에 기여하는 등 긍정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당시 '보배드림' 등 차량 마니아 커뮤니티 회원들이 CCTV 분석을 통해 용의 차량을 식별하고, 다른 누리꾼이 추가적인 CCTV 위치를 알리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다.
그러나 신상털기 현상은 이러한 네티즌 수사대 활동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 신상털기는 개인의 신상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공개하는 사이버 테러로, 이는 명백한 법적 위반 행위이며,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유발한다.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보육교사 폭행 사건을 예로 들면, 네티즌 수사대의 활동이 무고한 사람에게 큰 피해를 준 사례로 꼽힌다. 해당 교사의 개인정보가 무차별적으로 공개되었고, 심지어 관련 없는 사람까지 피해를 입었다.
한편 부산 칼부림 사건은 오전 9시 52분쯤 부산지법 앞에서 발생했다. 목격자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 씨를 추적해 경북 경주에서 검거했다. A 씨는 범행을 위해 미리 준비한 흉기로 사람을 공격하고, 렌터카를 이용해 도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 직후, A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타인의 행복을 깨려는 자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라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이어 "가난한 내 행복 안에 살게 해 미안하다. 나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간다"라고 썼다. 검거된 후에는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 경주에서 검거됐다. 바다를 보지 못해 아쉽다. 그동안 고마웠다"라고 남기기도 했다.
피해자 B 씨는 역시 유튜버로, A 씨와는 법적 분쟁과 개인적 원한이 있는 사이로 알려졌다. B 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즉각 CPR과 같은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끝내 사망했다.
이번 사건은 디지털 시대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며,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인간 관계와 갈등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경찰은 사건의 정확한 동기와 경위를 조사 중이며, 이 사건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온라인 신상털기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는 행위로, 최대 5년의 징역 또는 5000만 원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