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채 발견된 지체 장애를 앓던 일가족 3명이 남긴 유서의 내용이 알려졌다.
지난 7일 오후 5시 13분께 청주 청원구 한 주택에서 A씨(68·여)와 그의 자녀인 B씨(43·여)·C씨(42·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한 방에서 나란히 누워 숨진 채 발견됐으며 침입 흔적 등 타살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유서의 내용이 8일 공개됐다. 이날 연합뉴스TV 보도에 따르면 아들 C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에는 "힘들다, 통장이 어디 어디에 있으니 잔금으로 장례를 치러 달라" 등 내용과 가장으로서 부담감에 대한 고충도 담겼다.
이들 가족은 모두 '심한 장애' 등급의 지적 장애인들이었다. 매체에 따르면 이들 가족은 20년 전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아버지를 2009년 고엽제 후유증으로 떠나보내며 급격히 가세가 기울었고 이후 기초생활 수급 가구로 선정돼 급여를 받아왔다.
특히 그중 상대적으로 장애가 심하지 않은 C씨가 어머니와 누나를 돌봐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웃 주민은 생전 이들 가족에 대해 "병원도 아들(C씨)하고 같이 갔다 오더라. 저기 마트가 있다. 거기서 먹을 것을 사 가지고 오더라. (C씨가) '엄마는 앞에 서 있어' 하더라"라고 매체에 설명했다.
또 마을 통장은 "그 아들은 평소에 내가 이런 일 때문에 왔다 갔다 하니까 지나가면 '통장님 건강하세요' 하면서 인사하고 성격 좀 밝게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죽어서..."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매체는 최근 어머니인 A씨의 상태가 악화되고 우울증을 앓던 누나 B씨가 정신병원에서 3년 만에 퇴원하고 집으로 돌아오며 C씨의 부담이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고 전했다.
경찰은 시신 상태로 미뤄 지난 5일 전후를 사망 시점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오는 9일 이들 가족에 대한 부검을 실시하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찾을 방침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