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자신의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 씨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A 씨는 이날 오후 2시 38분쯤 서울 서초경찰서 유치장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캡모자를 눌러쓰고, 검은색 상의에 운동복 차림으로 법원에 출석했다.
A 씨는 "피해자와 유족에게 할 말 없냐"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긴 채 법원으로 들어갔다. A 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A 씨는 앞서 6일 오후 4시쯤,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동갑내기 여자친구에게 수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경찰은 '옥상에서 한 남성이 투신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A 씨를 구조했다. 이후 "약이 든 가방을 두고 왔다"는 A 씨의 진술을 확인하던 중 옥상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발견했다.
살해 혐의로 긴급 체포된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헤어지자"는 여자친구의 이별 통보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가 미리 흉기를 구입한 정황 등을 포착하고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A 씨는 과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의대생으로 서울의 한 명문대 의대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 '수능만점 의대생' 타이틀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환자를 가족처럼 생각할 수 있는 따듯한 마음, 환자의 아픈 곳을 신속하게 치료해 줄 수 있는 뛰어난 실력, 이 두 가지를 갖춘 외과 의사가 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