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8개 자치구에 특수 학교 없어... 장애 학생들 매일 '등교와의 전쟁'

2024-05-08 14:16

"특수학교 부족으로 장애 학생들 등교 고충"

심미경 서울시의회 의원이 지난 3일 제323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장애 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교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장애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강조했다.

심 의원은 “지난달 20일은 제44회 장애인의 날이었다. 이날은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여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기여한 바가 크지만, 여전히 그들의 삶에는 그늘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서울시 특수학교 '서진학교'의 전경 / 서울시
서울시 특수학교 '서진학교'의 전경 / 서울시

이어 “현재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17개 자치구에만 특수학교가 있다”며 “특수학교가 없는 8개 자치구에 거주하는 장애 학생들은 매일 타지역을 넘나들며 등교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부족한 특수학교의 현실을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8개 자치구(동대문구, 중랑구, 성동구, 중구, 용산구, 양천구, 영등포구, 금천구)에 특수학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구별 특수학교 설립 현황 및 계획 / 서울시교육청
자치구별 특수학교 설립 현황 및 계획 / 서울시교육청

특히 동대문구에는 2023년 4월 기준으로 426명의 특수교육대상자가 거주하고 있다. 이 가운데 80명은 10개 자치구(강남구, 종로구, 광진구, 성북구, 노원구, 동작구, 강북구, 서대문구, 강동구, 마포구)에 소재한 18개 특수학교에 배치돼 재학 중이다.

심 의원은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장애 학생이 재학 중인 가장 가까운 학교는 5㎞(동대문구 휘경동 기준), 먼 곳은 18㎞ 떨어져 있지만, 장애가 없는 서울 초등학생은 82%가 자신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반경 500m 내에 거주하고 있고, 96%는 반경 700m 내에 살고 있다”며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의 통학거리는 차이를 넘어 차별을 느끼게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이 2021년에 발표한 ‘공립 특수학교 설립 중장기 기본계획’ / 서울시교육청
서울시교육청이 2021년에 발표한 ‘공립 특수학교 설립 중장기 기본계획’ / 서울시교육청

서울시교육청은 2021년에 ‘공립 특수학교 설립 중장기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2040년까지 특수학교가 없는 8개 자치구 중 7개 자치구(중구 제외)에 각 1교씩 특수학교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심 의원은 “장애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문제를 해소하고 학습권 보장과 기본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정책에 대해 공감한다”면서도 “정책대로라면 앞으로 16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최근 학령인구 감소 및 과밀학급 등의 이유로 발 빠르게 내놓은 ‘도시형 분교 정책’과 비교했을 때, 도움이 절실한 장애 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교 건립에 대해서는 너무 안일하게 보고 늑장 대응하는 것은 아닌가”라며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심 의원은 모든 국민의 교육권을 보장하는 헌법과 근거리 통학을 원칙으로 하는 특수교육법의 취지를 언급하며, “교육의 최우선 가치는 오직 학생이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학습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home 이필재 기자 phillo082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