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으로 고환이 없다는 걸 모르고 군대까지 다녀온 30대 남성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이 안타까운 사연의 당사자에게 물었다. ‘그동안 성생활은 어땠나요?’ 고환이 없어도 성생활을 할 수 있다는 걸 모르는 이들의 질문이다.
보배드림 회원 A 씨가 자신에게 성기에 생긴 뾰루지 때문에 비뇨기과를 방문했다가 선천적으로 고환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사연을 어린이날인 지난 5일 공개했다.
뾰루지 부위를 살피던 의사는 A 씨에게 깜짝 놀라며 말했다. “고환 발달이 아예 안 됐는데? 어?” 의사는 요리조리 음낭을 관찰하더니 다시 말했다. “아니 진짜 없어? 고환이 없는데? 엉? 아니 없는데 어떻게 음경이 성장을 했지? 어? 겨드랑이털, 다리털, 수염도 없고 목젖도 없네?” A씨가 평생 털이나 수염 난 적이 없다고 하자 의사는 고환이 없어서 안 났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학병원에서 자세한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진료의뢰서를 써줬다.
글쓴이는 “엄마, 왜 고환 옵션은 빼고 낳아주신 거예요”라고 말하며 절규했다. “심지어 고환 2개가 없으면 군 면제인데 저는 모르고 살았으니 그냥 갔다 왔다”라고 말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라는 자조 섞인 웃음을 곁들여 남성 누리꾼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힘내라”, “보배드림에서 접한 그 어떤 이야기보다 정말 슬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이 “가족은 여러 형태로 이룰 수 있다”라고 위로하자 A 씨는 “그래서 입양도 생각해봤다. 근데 혼자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배우자를 잘 만나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탈모 증세가 있다는 누리꾼이 ‘이런 상황에 이런 질문을 해서 미안한데 혹시 머리털은 풍성하한가’라고 묻자 글쓴이는 “겨드랑이털, 다리털, 수염, 중요부위 털은 잘 안 나는데 머리숱은 되게 풍성하다”고 말했다.
누리꾼 중 일부가 30년 넘게 고환이 없었다는 걸 몰랐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하자 글쓴이는 “어려선 어려서 몰랐다. 커서는 그냥 ‘남들도 다 똑같은 거겠지’라고 생각한 것 같다. 나도 차라리 주작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러 누리꾼이 지금까지 어떻게 성생활을 했는지 궁금하게 여겼다. 그도 그럴 것이 고환이 없으면 발기가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무위키엔 고환이 없는 경우 남성으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므로 발기가 불가능하다고 나와 있다. 잘못된 정보다.
한 누리꾼이 그동안 성생활을 한 적이 있는지 묻자 A 씨는 “자연스럽게 성생활을 해왔다. (의사도) ‘아마 (정액에) 올챙이(정자)들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사연을 접한 한 누리꾼은 “고환이 없어도 정낭액, 전립선액이 있으면 사정이 가능하다. 대신 무정자증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사실일까? 사실이다.
고환을 제거한 뒤에도 발기는 가능하다. 고환에선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고환을 적출하면 성욕감퇴와 발기부전 증상을 겪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대다수의 경우엔 발기가 가능하다. 당연히 성관계도 할 수 있다. 다만 정액의 양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고환이 없어서 성욕이나 성능력이 부족해지면 남성호르몬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
여러 누리꾼으로부터 위로를 받은 A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많은 분의 위로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 쓰고 깜빡 졸았는데 정말 이렇게 추천도 많이 받고 위로받을 줄 몰랐어요. 전국 각지에서 많은 분이 격려를 해주셔서 정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떻게든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이 있겠죠! 21세기 의학은 못 고치는 게 없으니까!!”
고환이 없는 경우 배 속 어딘가에 고환이 있는 잠복고환증일 수도 있다. 성인이 돼서도 배 속에 고환이 있다면 제거해야 한다. 비뇨기과 원장인 이영훈씨가 한스경제에 기고한 칼럼에 따르면 음낭은 고환이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데, 성인 잠복고환 환자의 경우 몸속 높은 온도로 인해 고환 발육이 멈춘다. 그러면 고환이 있던 자리에서 암이 발생할 확률이 30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