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 한 병에 4천원으로 표시된 제품을 구입하는데 5천900원을 결제해서 물어보니 물가가 올랐다고 답변했습니다. 결국 결제를 취소했지만 운영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홍콩 관광객)
"한복대여점에서 대여할 옷을 입어보던 중 한복이 맞지 않아 사이즈를 몇 번 바꾸자 직원이 뚱뚱하다고 한국어로 말해 기분이 상했습니다."(영국 관광객)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겪는 불편 사항 1위는 '쇼핑 관련'이라는 조사가 나왔다.
5일 한국관광공사가 발간한 '2023 관광불편신고 종합분석서'에 따르면 작년 관광공사 관광불편신고센터에 접수된 불편 사항은 902건으로 전년보다 213% 늘어났다.
이는 홈페이지, 이메일, 전화 등으로 관광공사 관광불편신고센터에 접수된 관광불편신고 사항을 분석한 것이다.
관광공사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2022년 신고 접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작년 엔데믹(endemic·풍토병화) 전환을 맞으며 관광산업이 회복함에 따라 불편 사항 신고접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902건 중 내국인이 접수한 불편은 94건으로 10.4%였고 외국인이 접수한 불편 사항은 808건으로 89.6%를 차지했다.유형별로 살펴보면 쇼핑 관련이 215건으로 전체의 23.8%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뒤이어 택시(170건·18.8%), 숙박(142건·15.7%) 등 순이었다.
쇼핑과 관련된 불편은 가격 시비가 27.9%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부가세 환급이 24.7%, 환불 및 제품 교환요청이 13.0%였다.
두번째로 많은 택시 관련 신고 중에서 '부당요금 징수 및 미터기 사용 거부'를 경험했다는 비율이 66.5%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운전사 불친절(14.1%), 난폭운전 및 우회 운전(7.1%)이 꼽혔다.
숙박 관련 신고 중에는 시설이나 위생관리가 불량하다는 비율이 31.7%로 가장 높았다.
이 외에 서비스 불량(25.4%), 예약취소 및 위약금(19.7%), 예약조건 불이행 및 허위광고(5.6%)가 불편 사항으로 꼽혔다.
쇼핑 불편 신고와 택시 불편 신고는 외국인 신고 건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숙박 관련 신고는 내국인 신고가 44.7%에 달해 내국인 불편 유형 중 1위를 차지했다.
관광 불편 신고 발생지를 보면 서울이 54.8%로 절반이 넘고 부산(13.4%), 인천(12.1%), 제주(4.9%) 등으로 뒤를 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공사는 이런 관광객 관광 불편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는 등 각종 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 시내 주요 관광지를 돌며 수용 태세를 점검하고 문화관광축제를 대상으로 바가지요금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문체부는 이에 더해 국민 100명이 참여하는 '관광서비스 상생 지원단'을 통해 오는 6∼10월 4차례에 걸쳐 관광 서비스 수용 태세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회복되면서 서울, 인천 등 수도권 지역 외에 지방으로도 관광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며 "바가지요금을 근절하고 합리적인 가격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민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