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비하 게임 만들었던 제작자, 또 다시 선을 넘었다

2024-05-03 17:27

제보자 조롱하는 제목의 게임 만들어 배포

5·18 민주화운동 역사를 왜곡해 게임으로 만들었던 제작자가 이번엔 해당 게임을 제보한 초등학생을 조롱하는 게임을 만들었다.

가상 세계 공유 플랫폼 '로블록스' / 로블록스 공식 홈페이지
가상 세계 공유 플랫폼 '로블록스' / 로블록스 공식 홈페이지

3일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 측은 최근 5·18을 배경으로 한 게임 '그날의 광주'를 삭제 조치했다.

로블록스는 사용자들이 직접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소셜미디어 등을 개발할 수 있는 가상 세계 공유 플랫폼으로 초등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로블록스 사용자가 제작한 게임 '그날의 광주'는 1980년 5월 항쟁이 치열했던 광주 금남로를 배경으로 시민과 군경이 총격전을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시민과 계엄군이 전투를 벌인 비극적 참상을 게임으로 재현한다는 설정 자체에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게임머니로 아이템을 사면 북한군이 될 수 있게 하거나 게임 내 땅굴을 따라가면 인공기와 북한 노래가 나오기도 하는 등 대표적인 5·18 역사 왜곡 주제인 북한군 침투설을 그대로 차용했다.

누적 이용자 수가 1만 5000 명이 넘은 이 게임은 이를 접한 한 초등학생이 외부에 상황을 제보한 후 로블록스 플랫폼의 조치로 삭제 조치됐다.

로블록스 측은 입장문을 통해 "당사의 규정은 현실 세계의 민감한 사건 묘사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며 "누구든 규정을 위반한 콘텐츠나 행동을 신고할 수 있고 로블록스는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이후 '그날의 광주' 제작자의 행동이 다시금 문제로 떠올랐다. 제작자는 게임을 외부에 제보한 초등학생을 조롱하는 내용의 게임을 만들어 배포했다.

'그날의 광주' 제작자가 게임을 외부에 제보한 초등학생을 조롱하는 내용의 게임을 만들어 배포했다. / 인터넷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그날의 광주' 제작자가 게임을 외부에 제보한 초등학생을 조롱하는 내용의 게임을 만들어 배포했다. / 인터넷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제보자를 성폭행한다는 제목의 게임 파일을 본 네티즌들은 분노했고,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의 한 네티즌은 이에 대한 자료를 정리해 JTBC에 제보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에 의하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