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 상황이 뭔가 심상찮다. 주장인 손흥민과 팀을 이끄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세트피스를 두고 이견을 노출하고 있다. 선수들과 포스테코글루 감독 사이에 갈등이 있는 게 아니냔 말이 나온다.
토트넘은 3일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0-2로 패배했다. 3연패와 함께 18승 6무 10패(승점 60)를 기록하며 4위 애스턴 빌라(승점 67)와의 7점 차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한 경기를 덜 치르긴 했지만 남은 4경기에서 뒤집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6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54)에 추격을 허용했다.
토트넘은 세트피스 때문에 침몰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이끄는 첼시를 맞아 잘 버티다가 전반 24분 프리킥 수비에서 트레버 찰로바를 노마크로 두는 바람에 실점했다. 동점을 만들려고 후반전에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세트피스 한 방에 다시 무너졌다.
직전 경기인 '북런던 더비'에서 패배한 이유도 세트피스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지난달 28일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EPL 35라운드 아스날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전반 15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코너킥 수비 도중 자책골을 넣었다. 불안하게 출발하더니 전반 27분 부카요 사카에게 추가골을 허용하고 전반 38분 카이 하베르츠에게 또 실점했다. 두 골 모두 코너킥 상황에서 정교한 세트피스에 당한 것이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큰 경기였기에 세트피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했다"면서 "선수들이 잘했지만, 모두가 더 강해져야 한다. 세트피스 연습을 해야 하며, 강한 모습으로 다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세트피스 전문 코치를 따로 두고 연습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손흥민이 이렇게 말한 이유가 있다. 토트넘은 최근 들어 지속해서 세트피스에서 실점하며 무너졌다. 이번 시즌 54실점 중 22실점을 세트피스로 허용했다. 첼시전의 뼈아픈 패배는 손흥민의 말이 맞았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의견은 다르다는 점이다. 그는 첼시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세트피스가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아스날전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진 못했지만 세트피스에서 큰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세트피스뿐만 아니라 경기 중 상대에 시간과 공간을 허용한 순간들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를 선수들의 정신력 부족에서 찾은 셈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부터 세트피스 전문 코치는 따로 필요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세트피스 전문 코치를 따로 두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특정 분야 전문가를 데려오면 불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과 함께했던 지안니 비오 세트피스 부문 코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후 팀을 떠났다. 비오 코치는 세트피스 전술계의 대부라고 불릴 정도로 세트피스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다.
선수들을 대표하는 손흥민과 감독이 이렇게 세트피스를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안 그래도 어수선한 토트넘의 분위기가 더욱 침체 분위기에 휩싸였다. 일각에선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과 포스테코글루 감독 사이에 뭔가 심각한 갈등이 있는 게 아니냔 말까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