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형사를 사칭한 신원미상의 남성에게 민간인 7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일 청주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청주시 흥덕구 한 지구대에 신원미상의 남성 A 씨가 전화를 걸어왔다.
자신을 실제 경찰서 소속으로 근무 중인 형사 B 씨라고 자칭한 A 씨는 "수배자를 쫓고 있다"며 특정 이름을 가진 30대 초중반 여성들에 대한 신원 조회를 요청했다.
전화를 받은 경찰관은 의심 없이 민간인 7명의 주소지와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줬다. 도중에서야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 경찰관이 신원확인을 요구했지만, A 씨는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경찰은 현재 사칭범 A 씨의 행방을 엿새째 쫓고 있지만 신원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A 씨가 공중전화를 이용한 탓에 추적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알려졌다.
경찰은 개인정보가 유출된 7명 중 6명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스마트워치 지급, 주거지 인근 순찰 등의 보호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지원 절차, 피해 보상 등 구제 절차를 안내했다. 나머지 1명은 해외 거주자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직원 교육을 통해 다시는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개인정보 보호 조치 강화 등 내부 개인정보 보호 관리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수사와 별개로 경찰은 해당 지구대에 감찰을 벌일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공무원자격사칭죄에 따르면 공무원의 자격을 사칭하여 그 직권을 행사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