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누나는 현직 배우” 폭로된 부산 20대 추락사…유족 “분통 터져”

2024-05-01 16:14

전 남자친구 스토킹 시달리다 추락해 숨진 20대

부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떨어져 숨진 20대 여성의 유족이 가해자인 딸의 전 남자친구에 대한 엄벌을 호소했다.

경찰 수사 자료 사진 / 뉴스1
경찰 수사 자료 사진 / 뉴스1

부산지법 형사 7단독 배진호 판사는 1일 협박,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A 씨는 지난해 8월부터 당시 여자친구였던 B 씨를 여러 차례 협박하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못 견딘 B 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약 17시간 동안 주거지 현관문을 두드리고 SNS 메시지를 365회 발송하는 등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다.

A 씨 스토킹에 시달리던 B 씨는 지난 1월 7일 부산진구 한 오피스텔 9층에서 떨어져 숨졌다. 당시 최초 목격자이자 신고자는 B 씨와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A 씨였다.

이날 재판에서 발언에 나선 B 씨 어머니는 "유학을 몇 달 앞두고 사망했는데 (사고 당일) A 씨가 딸 집에 찾아오지 않았으면, 딸이 전혀 죽을 이유가 없는데 피고인은 스토킹 혐의로만 기소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딸이 A 씨에게 폭행당했다는 사실을 늦게 알았다. 딸에게 왜 맞고만 있었냐고 물으니 ‘헤어지자고 했더니 때리고 다시 일어나면 또 때리고 오뚜기처럼 (맞았다)’고 했다. ‘이젠 헤어져서 괜찮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B 씨 여동생은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없는 가해자의 오만함에 다시 한번 분통이 터진다"며 "창틀에 매달려 살려 달라 애원하는 언니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억장이 무너진다. 두 번 다시 이런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가해자에게 엄벌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A 씨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대부분 인정했다. 배 판사는 "아직 증거가 제출되지 않아 공소장에 기재된 내용 이외에는 정확한 사실 관계를 알 수 없다"며 "재판 과정에 피해자 사망이 양형에 반영될 필요성이 있는지 의견을 밝혀 달라"고 검찰 측에 요청했다.

검찰은 조만간 A 씨를 소환해 자살 방조 등의 혐의로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유족이 직접 공개한 데이트 폭력 증거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1월 유족이 직접 공개한 데이트 폭력 증거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부산 오피스텔 20대 여성 추락사는 유족이 지난 1월 직접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며 공론화됐다. 당시 유족 측은 "전 남친 A 씨에 대해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있어 단순자살로 종결될 뻔한 사건을 공론화했다"며 "가해자 측은 현재까지도 반성의 기미나 사과 한마디조차 없는 상태다. 또 가해자는 사건 수사 중에도 멀쩡히 SNS를 하고 기사로 접하고 있는 가해자의 누나는 평범한 일상을 살며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가해자의 친누나라며 특정 배우의 신상과 실명이 거론돼 파장이 일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