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온 가족이 불편할 정도로 짜증 내는 아이...진짜 두들겨 패도 되나요?”

2024-04-30 10:19

“회초리 가져가서 때려도 되느냐. 이게 아동학대인지 궁금하다”

아침마다 습관적으로 짜증을 내는 자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아이 엄마의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wanchai.c-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wanchai.c-shutterstock.com

지난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아침마다 습관성 짜증 내는 아이 어떻게 다루는 게 맞는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초등학생 5학년 딸을 뒀다는 글쓴이는 아이의 짜증 때문에 매일 아침이 전쟁이라며 네티즌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해당 글은 하루 만에 조회수 16만 회, 댓글 400개를 넘기며 화제가 됐다.

글쓴이는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아이인데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심하게 짜증을 부린다. 씻고 밥 먹고 옷 입고 뭐 하는 내내 짜증 내는 소리 때문에 온 가족이 불편할 정도다. 학교 가면 막상 잘 지내고 그냥 아침마다 내는 습관성 짜증 같다. 몇 년째 그런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럴 때 어떻게 다루는 게 맞는 거냐. 못 들은 척해야 하느냐, 좋게 잘 타일러야 하느냐, 아니면 따끔하게 혼내야 하느냐"라며 "사실 다 해봤는데 못 들은 척하면 더 들으라는 듯이 심해진다. 문을 쾅 닫거나 물건을 쾅쾅 내려놓거나 짜증 내는 소리가 높아진다. 못 들은 척 참을 수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좋게 말로 타일러 봐도 안 먹힌다. 다른 방법 다 써도 안 될 때 제가 폭발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럼 그때부터 짜증을 안 내지만 다음 날 아침 되면 똑같다"라고 털어놨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ieferPix-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ieferPix-shutterstock.com

또 "어떤 방법이 맞는 건지 한 가지로 통일하고 싶다. 지금은 세 가지 방법을 차례로 쓰는데 아침부터 제가 감정 소모가 너무 심하다. 솔직히 저럴 때마다 두들겨 패고 싶다. 몇 년간 매일 아침 짜증 내는 소리를 들으니 이제 아침만 되면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다. 오후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밝아진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이걸 어떻게 고쳐야 하느냐. 진심 궁금한 건 짜증 낼 때마다 회초리 가져가서 때려도 되느냐. 무서워서라도 괜한 짜증 못 내도록 해야 하느냐. 이게 아동학대인지 궁금하다"라며 조언을 부탁했다.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잠 부족이다. 9시에 자게 해라. 그러려면 6시엔 저녁 먹고 집안 어둡게 하고 잘 준비해야 한다. 자기 전엔 차분하고 따분하게 책이나 읽다가 재우는 습관 들여야 한다", "덜 혼나서 그렇다. 짜증 내면 그때마다 정신 번쩍 들게 혼내고 짜증 내지 않으면 웃으면서 더 잘 해달라. 학습이 안 되면 이미 정상적인 교육으로는 늦은 거니 감당하고 아침마다 온 가족이 감정 쓰레기통 해야 한다", "아이가 기분 좋을 때 대화해 봐라. 아침마다 왜 그러는지" 등 반응을 보였다.

이후 글쓴이는 후기를 남겼다. 그는 "어제 저녁 먹으면서 아침에 왜 그렇게 짜증이 나는지 혹시 학교에서 무슨 일 있는 거면 도와줄 테니 얘기해 보라고 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그냥 더 자고 싶다고 하더라. 평소 학원, 운동 다녀오면 8시인데 저녁 먹고 씻고 숙제하면 금세 10시나 11시다. 매일 8시간은 자는데 부족한가 싶어서 어제는 조금 더 서두르고 평소보다 30분 일찍 잤다. 자기 전에 내일은 기분 좋게 일어나 보자고 약속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침에 깨웠을 때 '5분만 더, 5분만 더'하는 거 원래는 '안 돼. 그럼 늦어'라면서 무조건 깨웠는데 오늘은 그냥 알겠다고 잠 깰 시간 좀 더 주고 다시 깨우니 말없이 일어나서 차려준 밥 먹더라"라며 "정말 놀란 게 그냥 아이의 작은 요구 한 번 들어줬더니 짜증을 부리지 않았다. 그리고 애가 그러더라. '오늘 이렇게 조금만 더 자겠다고 했을 때 그렇게 해주니까 좋았다'"라고 했다.

또 "사실 진짜 별거 아니었는데 제가 그동안 너무 통제적이거나 강압적이고 권위적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는 시간이 필요한데 제가 성격이 급해서 무조건 바로바로 하게끔 했다. 역시 제가 금쪽이었나 보다. 앞으로 평소보다 조금 더 일찍 재우고 깨울 때도 일어날 시간을 충분히 줘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이도 오늘처럼 해주면 좋겠다고 하고 저도 어느 정도 방법을 터득했으니 희망이 보인다. 댓글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마무리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