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이 기자회견서 “평생 하이브의 노예로 살 순 없잖나” 말했던 이유가 밝혀졌다

2024-04-26 18:14

경업금지 문제, 법정 공방에서 쟁점 될 수도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인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하이브 경영권 탈취 시도와 관련한 배임 의혹에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하고 있다. / 뉴스1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인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하이브 경영권 탈취 시도와 관련한 배임 의혹에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하고 있다. / 뉴스1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25일 기자회견에서 “경업금지는 고치려고 했다. 영원히 (하이브의) ‘노예’일 순 없지 않나”라고 말한 바 있다.

기자회견에서 민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주주간계약(SHA: 주주들 간에 체결하는 계약으로 회사의 운영이나 주식의 양도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것) 중 일부 조항에 대해 수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하이브와의 갈등은 내가 (어도어) 경영권 찬탈을 모의해서가 아니라 주주간계약 수정에 대한 이견이 컸기 때문이다. 저한테는 계약이 올무다. 제가 영원히 노예일 순 없지 않나"라고 말하며 울분을 토했다.

민 대표가 이 말을 왜 했는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하이브가 민 대표와 주주간계약을 체결할 때 계약서에 포함한 조항이 법정 공방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한국경제가 26일 인터넷판으로 보도했다.

민 대표가 갖고 있는 어도어 지분은 약 18%다. 매체에 따르면 민 대표와 하이브의 주주간계약엔 이 가운데 27.78%(어도어 전체 지분에선 5%)를 하이브 동의 없인 하이브 혹은 외부에 매각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어도어 주식을 갖고 있거나 갖고 있지 않더라도 어도어 대표이사나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으면 경업을 할 수 없다는 내용 또한 계약에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민 대표로선 어도어에서 떠나더라도 하이브가 동의하지 않아 보유 지분을 처분하지 못하면, 즉 어도어 주식을 한 주라도 보유하고 있으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할 수 없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경제는 보유 지분 중 일부를 하이브 동의 없인 처분할 수 없는 만큼 하이브가 맘만 먹으면 이를 볼모로 경업을 무기한으로 막을 수 있다고 민 대표가 우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민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하이브 경영진들에게 주주간계약에 대한 검토를 의뢰했는데 '문제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지만 자신을 평생 묶어두려는 계약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누리꾼들 반응은 민 대표가 충분히 억울해할 만하다는 쪽과 그럼에도 하이브의 손을 들어준 쪽으로 나뉜다.

한 누리꾼은 “단 한 주만 들고 있어도 경업금지 효력 발생하니까 경쟁사 이직은 고사하고 독립도 못 하는 거 아니냐. 이게 사실이라면 민 대표가 빡친 이유도 이해된다”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은 “솔직히 스톡옵션도 아니고 헐값에 사게 해줬는데 저 정도도 안 걸면 자선사업 아닌”라면서 하이브를 두둔했다.

민 대표가 주주간계약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단 주장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쟁점은 주주간계약 위반 여부다. 분명 하이브의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행사조건에 ‘회사에 손해를 끼칠 경우’라는 문구가 담겼을 것이다. (하이브는) 형사법상 배임까지는 아니지만 계약조건상 배임이라 볼 만한 사정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이다. 회사(하이브) 경영진들을 상대로 한 (민 대표의) 육두문자 남발과 모회사에 대한 증오에 찬 공격적 발언 등은 법원에서 하이브 측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인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하이브 경영권 탈취 시도와 관련한 배임 의혹에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눈물을 흘리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인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하이브 경영권 탈취 시도와 관련한 배임 의혹에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눈물을 흘리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