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주워서 주인에게 찾아줬습니다... 그런데 이게 맞는 건가요?”

2024-04-24 18:34

고2 여고생 “내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어요”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여고생이 얼마나 화가 났으면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런 글까지 올렸을까.

‘폰 주워서 찾아줬는데 이게 맞나?’란 제목의 글이 최근 네이트판에 올라왔다. 우연히 주운 휴대폰을 주인에게 찾아주는 과정에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 소개하는 고2 여학생의 글이었다.

글쓴이는 오후 9시 넘어 놀이터에서 벨이 울리는 폰을 발견했다. 전화를 받았다. 삼성전자 갤럭시 최근 모델이었다. ‘엄마’라고 저장돼 있는 전화로 걸려온 전화였다.

상대방이 대뜸 “폰 주웠어요?”라고 물었다. 여학생은 “네. OO동 놀이터에서 주웠어요”라고 답했다. 자기보다 어린 사람이라고 지레짐작한 까닭인지 상대방이 갑자기 반말을 던졌다. “거기 좀 있어봐. 내가 갈게.”

글쓴이는 상대를 기다렸다. 30분가량 지나도 오지 않았다. 휴대폰을 두고 갈까도 생각했다. ‘혹시나 와서 못 찾으면 어떡하지’란 생각이 들어 계속 기다렸다. 50분~1시간가량 기다렸더니 40대 중후반 정도로 보이는 부부가 도착했다.

부부는 역시 반말을 뱉었다. “아, 미안해. 고깃집에 있어서 밥 먹는 데 (시간이) 좀 걸렸어.”

그 말을 듣자 글쓴이는 폰을 주워서 한 시간 기다린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휴대폰을 건네받은 부부는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남기지 않고 자리를 떴다.

화가 난 글쓴이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글을 맺었다.

“삼겹살을 끝까지 먹고 오는 것도 그렇고, 그렇게 기다렸는데 와서 감사 인사 한마디 없이 간 것도 그렇고…. 이게 맞는 거야? 정말 화난다.”

다음은 글쓴이가 올린 글이다.

밤 9시 넘은 시간에 놀이터에서 벨이 울리는 폰을 발견해서 전화를 받았다? 그것도 미끄럼틀 안에 있어서 어디 있나 한참 찾았어. 갤럭시 최근 모델이던데 엄마라고 저장되어 있어서 전화를 받았더니 대뜸 “폰 주웠어요?” 이러더라. 그래서 “네, 00동 놀이터에서 주웠어요” 하니까 내 목소리 듣고 자기보다 어린가 보다 지레짐작했는지 갑자기 반말을 하더라. “거기 좀 있어봐. 내가 갈게” 이렇게. 그래서 ‘아 폰 찾으러 오시려나 보다’ 싶어서 기다렸지. 근데 한 30분 지나도 안 오더라? 폰 놓고 갈까 했는데 ‘혹시 오셔서 못 찾으면 어떡해’ 하는 생각에 계속 기다렸어. 50분? 1시간? 정도 기다렸는데 40대 중후반 정도 되어 보이는 부부가 오더니 아 “미안해. 고깃집에 있어서 밥 먹는 데 좀 걸렸어” 이러더라. 그 순간 폰을 주워서 한 시간 기다린 내가 한심하게 느껴짐. 그러고 그냥 그대로 ‘폰 줘’ 하시더니 한마디 인사 없이 가버렸어. 이게 맞는 거야.? 폰 주운 사람한테 기다리라고 해놓고 삼겹살 끝까지 X먹고 오는 것도 그렇고 그렇게 기다렸는데 와서 감사 인사 한마디 없이 간 것도 그렇고…. 고2인데 공부하다 오늘 좀 일찍 집에 와서 좋았고 ‘빨리 씻고 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X빡친다.

누리꾼들은 “폰 주워준 건 잘했지만 다음에는 아예 파출소에다 맡겨”, “어른으로서 내가 다 미안하네요”, “기본 인성이 바닥인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