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옛 동료였던 오재원 작심하고 비판…수위가 아주 세다

2024-04-24 16:57

현 상황과 관련한 안내문 발송한 김현수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

두산 베어스 출신 전직 야구선수 오재원의 대리처방 사건으로 야구계가 뒤숭숭한 가운데,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이자 현역 선수인 김현수가 입을 무겁게 열었다. 김현수는 LG 트윈스로 이적 전 두산 베어스 시절 오재원과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던 만큼, 해당 내용은 크게 주목받고 있다.

김현수, 옛 동료였던 오재원 작심하고 비판…수위가 아주 세다 / 뉴스1
김현수, 옛 동료였던 오재원 작심하고 비판…수위가 아주 세다 / 뉴스1

24일 공식 안내문을 통해 김현수는 오재원을 향해 작심 비판을 남겼다. 김현수는 "수면제 대리처방 사건은 선배라는 위치를 이용하여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받아오도록 후배에게 강요하며,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가하는 등의 보복행위를 벌인 반인륜적이며 불법을 하게 한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오재원에게 강도 높은 비판을 날렸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통해 저는 두 가지를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우선 김현수는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여러 가지 형태의 불법적인 행위를 쉽게 접할 수 있고, 프로선수인 우리들에게는 이러한 것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유혹에 노출되었다면 부디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떠올려 주면 좋겠다"며 "한순간에 자신이 쌓은 커리어가, 자신의 꿈이 무너질 수 있다. 개인의 일탈이 혼자만의 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생각하며 유혹을 뿌리치기 바란다. 혼자서 뿌리치기 어렵다면 고민하지 마시고 주변에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해라. 선수협회가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리겠다"고 조언했다.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전직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강남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 뉴스1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전직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강남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 뉴스1

또 "이번 사건이 더 안타깝고 화가 나는 것은, 선배의 강압에 의해 후배들이 옳지 않은 일을 했다는 것이다. 많이 변화하고 좋아졌다고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위계질서라는 말 아래 선배가 후배를 존중하지 않고 선을 넘어서는 요구를 하는 사례들이 곳곳에서 일어난다"며 "우리는 그러한 문화가 없어지도록 더 많이 변해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 선후배 간의 관계와 팀의 분위기를 위해 어느 정도의 질서가 필요할 때도 있다.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이번에 일어난 사건과 같이, 받아들일 수 없는 비상식적인 요구는 해서도, 받아줘서도 안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선배의 비상식적인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한 요구를 받았다면 명백하게 선배의 잘못이다.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 거절하기 힘들다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라. 선수협회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이다. 협회가 우선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역 시절 오재원 모습. / 뉴스1
현역 시절 오재원 모습. / 뉴스1

김현수는 선수협이 2022년부터 도입해 운영 중인 선수정보시스템에 대해 설명을 남기기도 했다. 김현수는 "신고한 선수 본인과 협회의 사무총장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볼 수 없는 비공개 프로그램이다. 협회는 또한 고문변호사님을 통해 법적으로도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선배의 언어적, 정신적 폭행으로 인해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까지 인 저의 선수협회장 임기동안, 위계가 확실한 선수단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피해를 받고 있는 선수가 비상식적이고 불합리한 상황에 맞설 수 있는 시스템을 활성화하겠다"며 "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 선배들이 변해야 하고, 후배들도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그래야 근절할 수 있다. 선수협에서는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이사회와, 퓨처스리그 순회미팅을 통해 선후배 사이에 앞으로는 이러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수 경기 중 모습. / 뉴스1
김현수 경기 중 모습. / 뉴스1

마지막으로 "현재 KBO리그는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많은 팬분들의 사랑과 응원을 받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우리들은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을 드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 리그에 임하고 있다"며 "경기 외적으로도 팬들에게 사랑받고, 사랑하는 가족을 보호하고 우리의 그라운드를 지키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하고 함께 발전하자. 리그가 시작된 지 이제 막 한 달이 지났다. 부상 없이 자신이 생각한 시즌계획대로 흘러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전했다.

오재원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지난 17일 검찰에 구속기소 돼 재판에 넘겨졌다. 현재 오재원은 두산 베어스 구단 후배 8명을 협박해 불법인 수면제 대리 처방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산 선수 8명은 법률 대리인을 선임하고 사법 기관 수사를 준비 중이다.

다음은 오재원 수면제 대리처방 사건 관련해 김현수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이 선수단 전원에게 발송한 안내문 전체 내용이다.

안녕하세요 프로야구선수여러분 선수협회 회장 김현수입니다.

저는 오늘, 최근 스포츠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에 대해 우리 선수들이 어떠한 자세로 선수생활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을 드리고자 합니다.

수면제 대리처방 사건은 선배라는 위치를 이용하여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받아오도록 후배에게 강요하며,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가하는 등의 보복행위를 벌인 반인륜적이며 불법을 하게한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동안 저희 선수협에서는 음주운전, 불법도박, 폭행등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 발생했을 때 우리 선수들이 모두 사죄하고 책임을 함께 진다는 뜻으로 협회장의 이름으로 대국민 사죄를 해왔습니다. 선수 한 명의 일탈이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기고, 프로야구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은 여러분도 충분히 봐오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저는 두가지를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여러가지 형태의 불법적인 행위를 쉽게 접할 수 있고, 프로선수인 우리들에게는 이러한 것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유혹에 노출되었다면 부디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떠올려 주면 좋겠습니다. 한순간에 자신이 쌓은 커리어가, 자신의 꿈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개인의 일탈이 혼자만의 일로 끝나지 않는 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생각하며 유혹을 뿌리치기 바랍니다. 혼자서 뿌리치기 어렵다면 고민하지 마시고 주변에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하십시오. 선수협회가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이번사건이 더 안타깝고 화가나는 것은, 선배의 강압에 의해 후배들이 옳지 않은 일을 했다는 것입니다. 많이 변화하고 좋아졌다고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위계질서라는 말 아래 선배가 후배를 존중하지 않고 선을 넘어서는 요구를 하는 사례들이 곳곳에서 일어납니다. 우리는 그러한 문화가 없어지도록 더 많이 변해야 하고 노력 해야합니다. 선후배간의 관계와 팀의 분위기를 위해 어느정도의 질서가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이번에 일어난 사건과 같이, 받아들일 수 없는 비상식적인 요구는 해서도, 받아줘서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선배의 비상식적인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요구를 받았다면 명백하게 선배의 잘못입니다. 강압적인 분위기속에 거절하기 힘들다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십시오. 선수협회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입니다. 협회가 우선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선수협회는 지난 2022년부터 선수정보시스템을 통해 선수고충처리 시스템을 도입하여운영하고 있습니다. 신고한 선수 본인과 협회의 사무총장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볼 수 없는 비공개 프로그램입니다. 협회는 또한 고문변호사님을 통해 법적으로도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선배의 언어적,정신적 폭행으로 인해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올해까지 인 저의 선수협회장 임기동안, 위계가 확실한 선수단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피해를 받고 있는 선수가 비상식적이고 불합리한 상황에 맞설 수 있는 시스템을 활성화하겠습니다.

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선 선배들이 변해야 하고, 후배들도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이용해야 합니다. 그래야 근절할 수 있습니다.

선수협에서는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이사회와, 퓨처스리그 순회미팅을 통해 선후배 사이에 앞으로는 이러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KBO리그는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많은 팬분들의 사랑과 응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우리들은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을 드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 리그에 임하고 있습니다.

경기 외적으로도 팬들에게 사랑받고, 사랑하는 가족을 보호하고 우리의 그라운드를 지키기 위해 다같이 노력하고 함께 발전합시다.

리그가 시작된지 이제 막 한달이 지났습니다. 부상 없이 자신이 생각한 시즌계획대로 흘러가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단법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 김현수 올림.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