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집에서 영화 ‘파묘’ 속 무속 도구를 연상하게 하는 물건이 나왔다.
<나 이거 건드리면 안 되는 거임? ’파묘‘임?>이란 제목의 게시물이 23일 에펨코리아에 올라왔다.
글쓴이는 “신혼집 하자보수 1차 공사가 끝났대서 혼자 와서 점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것이 뭔지 아는 사람? 이제 나한테 귀신이 붙는 거야?”란 글과 함께 단지와 배냇저고리를 담은 사진을 올렸다.
단지엔 쌀이나 소금으로 보이는 흰 물질과 함께 나사못, 현금 4만 4000원이 들어 있다. 흰 물질에 나사못이 꽂힌 모습이 섬뜩함을 자아낸다.
배냇저고리는 훨씬 섬뜩하다. 누군가 피나 경면주사(부적을 제작하는 붉은색 광물질)로 부적에서나 볼 법한 문양을 그려뒀다. 아이 옷이란 점에서 소름이 끼칠 법하다.
글쓴이는 “주작 글 아니다. 다시 본집에 가려다 ‘현관 신발장엔 하자가 없을까’ 하고 열어봤는데 저런 게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집 보러 갔을 때는 저게 없었다. 입주일까지 하자 보수를 기다리고 있다가 혼자서 하자 보수를 점검하러 왔는데 현관 신발장에 이게 있었다”고 했다.
일부 누리꾼이 단지에 있는 물질이 쌀인지 소금인지 묻자 글쓴이는 “소금인 것 같긴 한데 무서워서 제대로 안 건드렸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누리꾼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뉘앙스의 댓글을 올렸다. 그는 “현관에 소금 든 항아리를 두는 것은 복을 부르는 미신이다. 또 복이 달아나지 말라고 (소금에) 못을 박은 것이다. 돈 올려둔 건 재물운을 부르려는 추가 토핑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무속인은 유튜브 채널 ‘출장도사TV’에서 “소금은 부정을 씻고 병을 낫게 하며 가정에 행운을 불러들이는 데 사용한다. 30cm 정도 되는 항아리에 천일염 10kg을 모두 붓고 엽전을 꽂아두면 한 달 안에 집에 금전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뜻에서 둔 물건이라도 기분이 찜찜한 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미신이고 뭐고 솔직히 기분 좋게 새 집에 들어갔는데 모르는 사람이 나 몰래 집에 저런 걸 놔두면 기분이 잡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항아리에 든 돈이 하필 4만 4000원인 점, 배냇저고리에 부적 문양을 그린 점도 무섭게 보인다는 반응도 나왔다.
글쓴이는 첫 글을 올린 지 한 시간쯤 지나 다음과 같은 글을 게재해 더는 무섭지 않다고 밝히고 현관에 있었던 물건의 정체를 공개했다.
“후기 올립니다. 신축 오피스텔을 분양받았습니다. 분양해준 여자한테 전화해 물어보니까 분양 사무실이 13층에 있었다고 합니다. 13층이 계약돼 내가 분양받은 호수 하나가 남았는데 그 호수로 사무실을 옮겼대요. 그러면서 분양이 잘되라고 놔뒀던 물건들(미신 도구들)을 제 호수로 옮겨다 놓은 거라고 하네요. 입주 전에 뺄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오늘 갑자기 점검하러 올 줄 몰랐다고 하네요. 더럽게 찝찝하지만 하나도 무섭진 않아요. 오늘 밤은 엄마랑 자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