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이웃 주민의 반려묘를 참혹하게 폭행해 죽인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안기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지난달 5일 오후 서울 광진구 한 빌라에서 7살 반려묘 '희동이'가 보호자 가족과 같은 빌라에 사는 이웃에게 폭행당한 뒤 숨진 사건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18일 공개했다.
단체에 따르면 당시 이 남성은 청소 도구로 희동이를 여러 차례 밀어 계단 아래로 떨어뜨린 뒤 건물 현관 밖으로 세게 내던졌다.
이날 건물 복도는 희동이가 흘린 핏자국 등으로 엉망이 돼 있었다. 이 장면을 처음 목격한 건 안타깝게도 희동이의 보호자 자녀였다. 자녀는 학교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한 남성이 무자비하게 희동이를 폭행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자녀는 희동이를 바로 알아채지 못한 채 보호자에게 전화해 "엄마, 희동이 잘 있지? 집에 있지?"라며 물었다. 이어 "희동이랑 닮은 고양이를 어떤 할아버지가 때리고 있어. 근데 피도 많이 흘리고 비명도 지르고 있어. 어떡해"라며 눈물을 터뜨렸다.
뒤늦게 보호자와 자녀가 집안을 확인해 봤으나 희동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1층으로 내려간 보호자와 자녀는 그곳에서 피를 흘린 채 숨을 헐떡거리는 희동이를 발견했다.
보호자는 즉시 희동이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아이는 끝내 숨을 거뒀다. 지난 19일 한겨레에 따르면 사망 당시 희동이의 두개골은 함몰돼 있었으며 폐 등 내부 장기도 손상됐다. 계단에서 떠밀리지 않기 위해 버틴 탓에 양쪽 앞발 또한 피투성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보호자는 학대한 남성이 사는 집으로 찾아가 자초지종을 따지며 물었으나 돌아온 답은 "죽었어요?"라는 무미건조한 질문이었다. 남성은 "누군가 키우는 동물이 아닌 길고양이인 줄 알았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미 고양이가 코피를 흘리고 있었기에 이를 치우려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남성의 태도에서 일말의 죄책감도 찾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희동이가 죽고 가족들은 괴로움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폭행 장면을 목격한) 보호자의 자녀도 그날의 기억으로 집 밖으로 나가기 힘들어하고 있다. 한 가족의 일상이 이웃 주민으로 인해 슬픔과 고통, 두려움으로 번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웃 주민은 처벌을 면피하거나 가볍게 받기 위해 다친 고양이를 치우려고 한 행동일 뿐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단체는 이웃 주민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18일부터 모집해 하루 만에 9000여 명의 참석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끌어냈다.
한겨레에 따르면 희동이를 폭행한 이웃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27일 검찰에 송치됐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길고양이든 반려묘든 '사람의 생명·신체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나 재산상의 피해 방지 등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동물 학대로 보고 가해자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