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공의들이 구체적인 복귀 조건을 설문 조사를 통해 제시했다.
16일 전공의 류옥하다 씨는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류옥 씨는 대전성모병원을 사직한 의사다. 그는 사직 전공의 150명에 대한 인터뷰 정성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3월 13일부터 지난 12일까지 1개월 동안 서면·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다. 인턴부터 전공의 4년차까지의 의료진이 대상이었다.
현재 전공의 수련환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 필수의료과 전공의 1년차 A씨는 “의료 업무가 아닌 인쇄, 커피 타기, 운전하기 등 ‘가짜 노동’으로 인해 수련의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또 다른 필수의료과 전공의 2년차 B씨는 “전공의 수련과정의 내실은 더욱 줄어들지만 사실상 펠로우(전임의)를 강제하는 구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수의료과 전공의 3년차인 C씨는 “수련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교육과 무관하게 내실 없이 과도하게 일하며 자신의 건강을 망친 채 졸국하는 수련 과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옥 씨는 “미국에서는 전공의 수련을 위해 약 20조 원 (전공의 1인당 1억 5000만 원 정도)을 지원하지만, 우리나라는 약 13억 원(전공의 1인당 1만 200원 정도)을 지원한다”고 주장했다.
전공의들 복귀 방안에 대해 인턴 C씨는 “군복무 기간을 현실화하지 않으면 동료들도 후배들도 전공의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는 전공의를 선택하지 않을 경우 현역 18개월, 전공의 수련을 마치거나 중도포기하면 38개월 군의관을 가야 한다”고 했다.
필수의료과 전공의 D씨는 “수련과정에서 기소당하고 배상까지 이르는 선배와 교수님들을 많이 보았다”며 “선의의 의료행위에 대한 면책이 주어지지 않으면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이외에도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 경질, 업무개시명령으로 대표되는 강제노동조항 폐지, 전공의 노조와 파업권 보장, 고되고 난이도 높은 업무 분야에 대한 충분한 보상 등이 복귀 조건으로 거론됐다.